드라마 ‘직장의 신’
‘직장의 신’ 윤난중 작가 인터뷰
“인간의 오욕 칠정을 다 느꼈다.”
지상파 16부작 드라마 데뷔작이니 오죽했을까. 때마침 ‘갑을 관계’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첫 회부터 지대했다. <직장의 신>을 집필한 윤난중(29) 작가는 최근 <한겨레>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소리 내 웃으면서도 씁쓸한 뒷맛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지만 그 뒷맛에 이렇게 집중할지는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는 2010년 <한국방송>(KBS) 2텔레비전 ‘드라마 스페셜’로 방영된 단편 <마지막 후뢰시맨>·<달팽이 고시원>·<위대한 계춘빈>으로 잠재력을 보였고, 이듬해 <티브이엔>(tvN) 16부작 <꽃미남 라면가게>로 필력을 뽐냈다. 경력은 짧지만 27년차 베테랑 배우 김혜수가 “구성 관점이나 시각이 정말 좋다”고 칭찬할 정도로 미래가 더 기대되는 신예 작가다.
윤 작가는 원작인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2007년)에 한국의 비정규직 현실을 반영하고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와 멜로를 덧대 원작과는 또 다른 작품을 탄생시켰다. 차별받는 비정규직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건 지난해 여름부터 사전 조사를 철저히 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에 관한 책을 읽고 노동 전문 변호사의 도움도 받았다. 식품 회사, 마트, 홈쇼핑, 놀이공원, 은행, 급식 업체도 직접 취재했다. 특히 작가 자신이 대학 졸업 뒤 아동복지기관에서 1년 남짓 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느낀 바가 컸다.
“우리 팀에 나와 내 동기, 두 명 빼고 모두 계약직이었다. 나보다 영어도 일도 잘하는 언니들이 계약직이어서 내 월급의 반을 받는다는 이야기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여직원회에 가야 해서 우리 업무를 계약직 언니들에게 맡기기도 했고, 도시락 싸기가 귀찮아서 ‘그냥 점심 사 먹자’고 했다가 ‘월급에서 점심값과 교통비 빼면 남는 거 없다’는 언니들 말을 듣고 아차 싶기도 했다. 한 가족처럼 웃고 떠들다가도 정규직,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그런 사소한 순간들을 드라마에서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
그는 “손꼽히는 몇몇을 빼고 드라마 작가는 구조적으로 ‘을’일 수밖에 없다. 작가 교체나 계약 파기가 빈번히 일어난다”며, 드라마 작가도 비정규직이고 ‘을’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 작가는 앞으로 “‘웃기다’는 이야기를 듣는 드라마를 쓰고 싶다. 거창한 플롯이나 서사보다는 지금처럼 ‘어떻게 하면 이 장면을 더 웃기게 쓸까’를 고민하는 작가로 남고 싶다”고 했다. 그는 “부끄러우니 양해해 달라”며 사진은 싣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대구 여대생 납치 살해범은 택시기사? 제3의 인물?
■ 조양호 한진 회장 맏딸 조현아 부사장, 미국 원정출산 논란
■ ‘위안부 망언’ 하시모토, 일본 정치권에서도 왕따…당 지지율 급락
■ 당신은 타이거맘, 헬리콥터맘, 스칸디맘?
■ [화보] 레바논전 앞둔 최강희호 훈련 구슬땀
■ 대구 여대생 납치 살해범은 택시기사? 제3의 인물?
■ 조양호 한진 회장 맏딸 조현아 부사장, 미국 원정출산 논란
■ ‘위안부 망언’ 하시모토, 일본 정치권에서도 왕따…당 지지율 급락
■ 당신은 타이거맘, 헬리콥터맘, 스칸디맘?
■ [화보] 레바논전 앞둔 최강희호 훈련 구슬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