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특혜·지상파 파업에도
빈약한 콘텐츠 탓 평가 싸늘
광고매출 1곳당 월 30억원선
연 1500억 기대치와 큰 차이
빈약한 콘텐츠 탓 평가 싸늘
광고매출 1곳당 월 30억원선
연 1500억 기대치와 큰 차이
지상파 인접 황금 채널과 전국 의무 송신, 광고 직접 영업 등 갖은 특혜를 등에 업고 지난해 12월 출범한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방송 6개월을 넘겼으나 여전히 0%대의 시청률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질적으로도 빈약하고 획일화된 콘텐츠로 방송 문화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매일경제> 등 보수 신문에 종편 채널을 무더기로 허가하면서 ‘지상파 방송과 구별되는 콘텐츠 양산, 시청자 채널 선택권 확대,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시청자는 ‘볼만한 게 없다’며 낮은 시청률로 답하고, 학계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양질의 방송이 아니라 콘텐츠 획일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싸늘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청률 조사업체 티엔엠에스(TNmS) 자료를 보면, 종편 4곳의 5월 평균 시청률(유료매체 가입가구 기준)은 <제이티비시>(중앙) 0.52%, <엠비엔>(매일경제) 0.47%, <채널에이>(동아) 0.46%, <티브이조선>(조선) 0.32%다. 개국 당시와 비교하면 티브이조선을 빼고 0.10~0.16%포인트 올랐다. 1위 제이티비시는 <인수대비> 등 드라마로, 2위 엠비엔은 보도 채널 경험을 바탕으로 오후 시간대의 집중 뉴스 보도로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개국 때 3위였던 티브이조선은 꼴찌로 밀렸다. 출범 첫달에 평균 시청률 0.3%로 가장 저조했던 채널에이는 선정적 프로그램을 쏟아내며 시청률을 0.16%포인트 끌어올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잇따른 제재라는 대가를 치렀다.
종편간 시청률 격차는 지난해 12월 0.12%포인트에서 5월에는 0.2%포인트로 벌어졌다. 미미한 차이지만 생존 전망이 엇갈릴 수 있음을 예고한다. 그러나 종편 도입 취지와 애초 내세운 영업 전망, <문화방송>(MBC)과 <한국방송>(KBS)의 파업으로 인한 반사효과까지 고려할 때 종편이 전반적으로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
광고업계에서도 0%대에서 겨루는 시청률 차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 등 4대 그룹에 종편의 시청률 개념은 별 의미가 없는데, 광고 효과를 보는 게 아니라 종편 네곳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어서 광고를 똑같이 나눠준다”고 말했다.
종편의 광고매출액은 간접광고 등을 합해 1사당 월평균 30억원 선이다. 연간으로는 360억원에 그쳐, 이들이 출범 때 각각 연간 1500억~2000억원의 광고매출을 기대한 것과 큰 거리가 있다. 일부 종편은 적자 축소를 위해 제작비 삭감에 들어갔다.
종편 채널들은 이런 실적과 전망 때문에 불과 6개월 만에 인력 유출을 고민하는 처지에 빠졌다. 지상파에서 종편으로 옮겨간 피디들 가운데 조기 종영 등을 겪은 뒤 지상파로 복귀한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종편과 계약했던 외주 독립제작사들은 일방적 제작 중단 통보 등 불공정 계약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널리즘 실종과 콘텐츠 질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김성해 대구대 교수는 “조·중·동이 신문을 통해 자사 종편 띄우기에 나서는 등 저널리즘 원칙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미디어전략연구소 연구실장은 채널 증가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다양성과 공익성, 실험적 장르 도입 등은 뒤따르지 않았다며 “종편들은 지상파와 차별화하기보다는 되레 따라 하기에 급급해 콘텐츠가 획일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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