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요의 조태권(64) 회장
광주요 조태권 회장, ‘한식 세계화’ 열정 담은 책펴내
“이미 젊은이들의 거리를 점령한 숱한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와 파스타 집들을 볼 때마다 나는 등줄기가 서늘해질 만큼 두려움을 느낀다.”
도자기 전문회사인 광주요의 조태권(64·사진) 회장이 최근 펴낸 <조태권의 문화보국>(김영사)에 쓴 글이다. 한식에 대한 그의 고민이 깊어 보인다.
조 회장은 22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출간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식사랑 경험을 소개했다.
대기업에서 일하다 1988년 가업인 광주요를 물려받은 그는 “도자기 그릇에 담겨 나오는 음식이 오감으로 표현되는 문화”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문화의 책임자이자 생산자”를 자임한 그는 지난 24년간 고급 한식의 상품화와 세계화에 사재 600억원을 쏟아 부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2003년 전국 각지의 전통 한식 명인들을 섭렵한 끝에 개발한 메뉴로 고급 한식당 ‘가온’을 열었지만 “대중적인 한식에 익숙한 중산층”은 달가워하지 않았고 “1%의 상류층조차 한식으로 인정하기를 꺼려해” 결국 2009년 문을 닫았다. 무모한 짓을 한다고 손가락질하는 이들마저 있었다.
앞서 2007년 그는 청자 접시·백자 사발 1000여점, 홍삼 달인 물, 닭 육수, 초고추장, 대추초와 산야초 등을 비행기에 싣고 미국 샌프란시코의 세계적 와인 생산지 나파밸리로 날아갔다. 미국의 미식가들과 포도밭 주인 60여명을 초청해 한식 만찬을 선보였다. 현지에서 레스토랑을 열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조 회장은 “한식이야말로 서양인들이 찾는 이상적인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한식세계화 정책에도 따끔한 비판을 했다. 중구난방으로 정책을 추진해 정작 한식의 세계화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예산만 낭비했다는 것이다. “(거액의 한식세계화) 예산이 행사를 위한 행사, (관료들의) 실적 위주의 일회성 이벤트에만” 그쳤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나서서 한국인뿐만아니라 외국인들까지 참여하는 국제 공모전을 열어 세계인이 한식을 재해석하게” 하고 그 결과물을 활용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책에는 한식과 한식 세계화를 위한 그의 실험과 경험이 촘촘하다. 10만원짜리 중국요리 불도장을 이겨보겠다고 오골계로 홍계탕을 개발하고 “드라마에서 위스키나 코냑을 마시는 풍토가 싫어” 고급 증류주인 ‘화요’를 만들었다.
조 회장은 “음식이야말로 가장 가능성이 큰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진정한 인성교육과 감성교육은 밥상머리에서 이뤄지며 그 밥상 위의 음식에 우리나라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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