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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한국에서 이런 전시를 하다니…깜짝 놀랐어요”

등록 2010-12-15 21:13수정 2010-12-15 21:55

전시장 작품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데레스
전시장 작품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데레스
델피르 사진전 기획자 데레스 인터뷰
“한국에서 전시 요청이 왔을 때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이런 전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 하구요.”

지난 11일 한국에 와서 추운 날씨 속에서도 예술의전당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마이크 데레스(36)는 로베르 델피르(82)의 10년 조수인 사진 전시 기획자이다.

17일부터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사진의 만남, 델피르와 그의 친구들’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데레스는 “처음 오는 한국인데 금방 한국인의 활력과 개방적인 역동성에 감탄하게 됐다”고 말한다.

지난해 프랑스 아를사진페스티벌에서 델피르의 사진인생 60년을 기념하기 위해 처음 헌정전 형식으로 선을 보인 이 전시는 올 초 파리의 유럽사진미술관에서 대규모 인파를 끌어 모은 뒤 첫 해외 나들이로 한국을 왔다.

“러시아에서도 순회전시를 시도했다가 경제적인 어려움 탓인지 도중에 포기하더군요. 막상 한국에 와 보니까 왜 한국이 이 전시를 선택했는지 알게 됐어요”라고 데레스는 말한다.

전시장 작품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데레스
전시장 작품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데레스

벨기에 출신의 부모가 모나코에 이주해 살다가 태어난 데레스는 아직 미혼의 총각인데다 영화배우 못지 않은 멋진 외모를 지니고 있다.

그가 사진과 인연을 맺은 것은 아주 어릴 때 부터였다고 한다.


프랑스 남부 도시인 니스에서 성장한 데레스는 어릴 때 동네 사진클럽에 가입해 인물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시청에서 만들어 놓은 암실에서 인화 작업을 하며 사진가로서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대학에서 환경공학과 생태공학을 전공한 데레스는 졸업 당시 사회적으로 환경에 관심이 적은 현실을 한탄하다가 사진에 전념하기로 하고 파리로 이주, 델피르와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한다.

그리곤 델피르가 세계적인 사진가인 앙리 카르티에브레송,로버트 프랭크, 로베르 두아노 등과 작업하는 과정에 `조수‘로 참여했다.

전시장 작품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데레스
전시장 작품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데레스

데레스는 그런 탓인지 델피르를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지켜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델피르는 20살부터 시작한, 평생 어기지 않는 엄격한 규칙이 있어요. 그것은 취침하기 전 꼭 책을 보는 것입니다. 자연, 건축, 고전음악, 문학 등 각분야에 전문적인 식견이 있어요. 그를 인간 백과사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여기에 있어요.”

데레스는 지난 2004 년 96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카르티에브레송과 델피르의 `믿음과 우정‘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작업에 철저한 카르티에브레송은 매 작품마다 한 장은 어둡게, 한 장은 밝게 프린트를 한 뒤 전시장에서 최종 선택을 했다고 한다. 그리곤 작품의 배열 등 전시에 관한 사항은 전적으로 델피르에게 일임했다. 한번도 이견을 표현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데레스는 말한다.

델피르가 이번 한국 전시를 기념해 한국에 오지 못하는 이유는 허리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데레스는 이미 10년전부터 델피르는 허리에 보조대를 착용하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델피르는 정말 겸손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람입니다. 전시 때마다 본인이 직접 액자를 나르곤 합니다. 평생 무거운 것을 나르다 보니까 아마도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갔을 것입니다.”

데레스는 이번 전시를 “사진과 사진화보집과의 균형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아마도 사진에 관한 한 이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전시회를 만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것은 평생을 사진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쏟은 델피르 평생의 작업을 압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데레스는 16일 오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델피르가 보내온 인사말을 대신 읽는 것으로 스승에 대한 예의를 표시한다.

글.사진/이길우 사업국장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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