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한겨레” “잘돼라 한겨레”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냇물로 흐르고, 크고 작은 물줄기들이 합치고 보태져 드넓은 강물을 이뤄 바다를 향한다. 민주주의와 올바른 언론을 꿈꾸던 6만2천여 실뿌리들이 모여 한겨레신문을 키워낸 1988년처럼 다시금 숱한 정성과 염원이 모이고 있다. 창간 17돌을 맞아 대대적인 지면혁신과 함께 제2창간을 선언한 <한겨레>가 발전기금 모금을 시작하자 한겨레 독자와 주주들을 중심으로 기금 모금과 약정이 속속 답지하고 있다. 딸에게 주식 물려주려고요
대학생때 진 빚 갚으렵니다
한겨레 있어야 나라 잘되죠
재미있고 좋아 투자했지요… 6월7일 ‘한겨레의 역사적 소임은 이제부터다’라는 제2창간 선언문을 발표하고 1307명의 창간위원을 공개한 한겨레 제2창간운동본부는 이날을 기점으로 제2의 도약을 위한 200억원 발전기금 모금에 들어갔다. 한겨레 발전기금 모금운동의 초반부에 참여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권유나 연고와 무관하게 한겨레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간직해온 주주와 독자들이다. “한겨레를 돕고 힘을 보탤 수 있는 기회를 만나게 되어 반갑다”는 게 이들의 ‘발전기금 모금 참여 이유’다. 한겨레를 만들고 키워온 기존 창간주주들이 맨 앞에 나섰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한 40대의 은행원 박아무개씨는 “한겨레 같은 신문이 있어야 우리나라가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지 않겠나”라며 100만원을 내, 제2창간운동에 참여했다. 창간독자이자 주주인 박재성씨는 “우린 자식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다”며 초등학생인 딸들에게 유산 대신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한겨레 발전기금 50만원씩을 선물로 안겨줬다. 외국에서도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한 자동차회사 중국 주재원인 김형곤씨는 서울에 있는 처제를 통해 101만원의 발전기금을 냈다. “나를 키운 건 팔할이 한겨레”라며 이제야 한겨레에 빚진 것을 조금이나마 갚게 되었다는 사람들도 앞줄에 섰다. 부산의 한 대학교수 김연식씨는 “학창시절 <한겨레>로부터 정신적 자양분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학생 신분으로 구입한 4주밖에 없어 미안했다”며 “이번에 빚을 갚을 수 있게 되어 반갑다”고 말했다. 창간 당시에 주주로 참여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던 독자들의 참여도 여럿이다. 교사 이미씨는 “창간할 때 학생이라 못 참여했다. 구독하는 것 외에 도울 방법이 없었다”며 “직업을 갖게 되면서 늘 돕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스스로 흐뭇해했다. 김근순(70) 할머니는 뒤늦게 <한겨레>의 존재를 알았다며 300만원을 보내겠다고 연락해 왔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한겨레가 잘되는 길이 곧 나라가 잘되는 길”이라며 1000만원을 보내겠다고 연락해 왔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도 1000만원의 발전기금을 약정했다. 인천 부평에 사는 노경준-김정선씨는 부부 합의 아래 남편과 아내가 각각 200만원씩 발전기금을 낸 평등부부다. 노환춘씨는 “장모님이 결혼 후 사위의 첫 생일을 맞아 선물이라며 주신 옷값”을 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 한겨레가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정을 알고 “한겨레를 도울 수 있게 되어 기쁘다”는 독자들도 줄을 이었다. 은행원 신희만씨는 “전에는 여유가 없어 못 냈지만 한겨레가 어렵다는 사정에 기꺼이 참여하게 되었다”며 기금을 보냈다. 창간 이후 줄곧 한겨레를 2부 구독해 집과 사무실에서 각각 보고 있는 울산의 류제창씨는 이번에는 발전기금으로 한겨레 응원에 나섰다. “6개월 동안 조선일보가 어떤 신문인가 해서 본 적이 있지만 한겨레 없으면 정말 안되겠더라”며 개인적으로 한겨레의 부재를 통해 그 존재가치를 깨달은 50대의 석성억-차보경씨 부부도 각각 발전기금으로 한겨레에 대한 믿음을 표시했다. “한겨레가 재미있고 좋아 그냥 매일 본다”는 김영민씨는 먼저 발전기금을 내고 남편에게 알려 “아니 나한테 투자하지. 한겨레에 투자를 했나” 하는 남편의 웃음띤 반응을 얻었다. 그동안 가판으로 신문을 가끔 사보다 올해 들어 정기구독을 시작한 이영식씨는 “나처럼 아무 권유 없이 신문만 보고, <한겨레>가 좋은 신문이라는 걸 인정해서 정성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힘을 내서 신문 만들라”며 200만원의 발전기금으로 한겨레신문사 직원들에게 격려를 보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한겨레는 등대입니다, 갈곳을 알려주는” 하루 일당 발전기금 쾌척한 ‘퀵서비스 아저씨’ 김승호씨 %%990002%% 6월9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6층 제2창간운동본부 사무실에 50대의 퀵서비스 직원이 찾아왔다. 그의 손에는 배달할 물건이 들려 있지 않았다. “아저씨, 무슨 일로 오셨나요. 저희는 퀵서비스 부른 적 없는데요.” “물건 배달 때문에 온 것 아닙니다. 여기가 발전기금 내는 곳이지요? 이 근처를 지나는 길에 발전기금 내러 왔습니다.” 땀과 도심의 매연에 푹 젖은 반백의 퀵서비스 직원 김승호(50·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씨는 5만원을 발전기금으로 내놓고 주식취득에 필요한 인적사항만을 기록하고 황급히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취재요청을 간곡히 거부하던 김승호씨에게 사무실을 지나는 일이 생기면 꼭 다시 한번 들러달라고 연락해, 15일 저녁 김씨를 만났다. “요즘처럼 한달에 아파트값이 1억원, 2억원 올라가는 세상에 제가 발전기금으로 낸 5만원이 어디 돈 가치가 있습니까?”라며 김씨는 스스로 발전기금의 액수에 대해 겸연쩍어했지만 5만원의 발전기금은 김씨에게 큰 의미가 있는 단위였다. “제가 하루 종일 오토바이 타고 땀 흘려 돈을 벌면 5만원 가량 됩니다. 1만~2만원 더 되는 날도 있긴 하지만.” 일요일을 빼곤 일주일 내내 일하며 하루 20여곳씩 오토바이로 상품배달을 하는 김씨에게 이 액수는 ‘하루 땀 흘려 열심히 번 돈’을 상징하는 자부심의 크기다. 김씨는 <한겨레> 창간 이후 잠시를 빼고는 줄곧 구독해 왔다. 그는 한겨레를 ‘참민족신문’이라고 부른다. 김씨가 퀵서비스 일을 시작한 지는 2년8개월째다. 그전까지는 24년을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잔뼈가 굵은 금융인이었다. 김씨는 10년간 일하던 리스회사에서 자금부장으로 퇴직한 이후 퀵서비스라는 전혀 새로운 일을 하고 있다. 책상물림으로 운전기사 딸린 업무용 차를 타고 다니던 김씨가 스스로 오토바이를 몰고 서울 시내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니게 된 것이다. 퀵서비스 일을 하고 있는 김씨는 현재에 만족해했다. “이거 참 역동적이고 보람있는 일입니다. 날마다 집에 들어갈 때마다 오늘 하루도 정말 열심히 일했구나 하는 보람으로 가득합니다. 전에 금융권에 있을 때는 하루하루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모릅니다.” 김씨가 한겨레를 아끼는 마음으로 하고 있는 일이 또 있었다. 김씨는 기자와의 대화가 무르익자 메고 온 가방에서 코팅한 두 장의 신문기사 스크랩을 꺼냈다. 6월11일치 한겨레 칼럼과 13일치 김정남 전 청와대 수석이 민주화운동 배후에서 활약한 이야기를 다룬 기사를 오려내 밑줄을 치고 코팅한 것이었다. 김씨는 일요일 교회에 갈 때마다 한겨레 지면에 난 기사나 칼럼을 복사해서 청년부, 남선교회 등의 신도들에게 “신문에 좋은 글이 실린 것이니 한번 읽어보시라”라며 나눠준다. 절대 한겨레에 실린 글이라고 말하지 않지만 ‘한겨레신문 ○일자’ 정도로 출처는 적어놓는다. “그 글들을 읽고 좋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글들이 한겨레에 실린다는 것을 알고 언젠가는 한겨레를 구독하겠지요. 그게 제 진짜 목적입니다.” 김씨는 한겨레가 제2창간을 선언한 것을 두고 “적절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민주화가 정착해 전진하려 하고 있지만 사실은 암초에 걸린 시점입니다. 다시 한겨레를 통해 우리가 실현하고자 했던 공동체 본연의 길을 한겨레 제2창간이 계기가 되어 공감하는 모두가 결집해야 할 때입니다”라고 말했다. “저는 한겨레는 등대라고 생각합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저 같은 사람들에게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저는 이번 발전기금 모금이 한겨레가 등대로서 더 멀리 빛을 비추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멀리서 항해하고 있는 배들도 그동안 보지 못하던 등대의 빛을 발견하고 자신의 위치와 갈 길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그까이꺼 대∼충 애어른 다 좋아하면 되는거지 뭐 제2창간 홍보도움빛 개그맨 장동민 %%990003%%장동민(26)씨는 요즘 한창 ‘잘나가는’ 개그맨이다. 한국방송 <개그콘서트>와 <폭소클럽> 등 개그프로그램에서 봉숭아학당의 “그까이꺼 그냥 대~충 대충~” 하며 ‘웃기는 경비’ 역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렇지만 결코 ‘대~충 대충~’ 활동하고 있는 건 아니다. “한달에 한두 번 집에 들어갈까 말까” 할 정도로 여기저기 벌여놓은 일이 많다. 최근 힙합 녹음에 참여했고, 한 대학 강단에서 ‘꿈은 이루어진다’를 주제로 강의도 했다. 또 ‘전국고교생스타찾기 무료 연극캠프’의 강사로도 나선다. 하루하루가 바쁘기만 한 그의 목표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소화해낼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결코 쉽지 않은 길에 중요한 동지가 둘 있다. 유세윤(25)·유상무(25)씨가 그들이다. 개그 동아리 ‘옹달샘’으로 뭉친 이들은 <한겨레> 제2창간본부의 ‘홍보도움빛’으로도 적극 활동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장염’이 채 낫지 않은 몸으로 새벽까지 힙합노래 녹음을 마친 장동민씨가 한겨레신문사를 찾았다. “저로서는 영광이죠. 이런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는 게요.” 피곤한 표정이지만 장씨의 눈빛은 반짝였다. <폭소클럽>에 아들과 함께 출연해 “아들보다 더 재밌다”는 평까지 받은 장동민씨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가 <한겨레> 제2창간을 위한 홍보도움빛으로 나선 것을 무척 좋아하신다고 했다. “<한겨레> 보기가 참 편안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순한글 신문이라 보기도 좋고요. 많이 즐거워하셔요.” 바쁜 일정에 ‘홍보도움빛’까지 하는 게 쉽지 않지만, 오히려 “든든하고 의미있는 일에 불러주셔서 고맙다”는 게 장씨의 반응이다. 장씨는 지난 4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한겨레의 날’ 행사에 참여했다. “아주 놀랐어요. 처음엔 신문사 주주 대상 행사라 딱딱한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가짐을 단정히 하고 갔는데요. 하하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소탈하게 모여 함께 웃고 즐기는 것을 보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가족적인 분위기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야유회라도 나온 것처럼 즐거워하시니 덩달아 즐거웠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옹달샘’을 알아보고 좋아해주셔서 더 감사했고요.” 함께 <한겨레> 제2창간 홍보도움빛에 나선 ‘복학생’ 유세윤씨와 ‘케이블 가이’ 유상무씨에 대한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동아대 방송극작과 시절부터 지켜온 우정이 방송 활동에서도 꽃피우고 있는 터다. “상무는 정말 열심히 하기로 소문난 친구예요. 별명이 많이 만든다는 뜻으로 ‘다작’일 정도라니까요. 조금 천천히 가는 것일 뿐이죠. 가능성은 가장 큰 친구죠. 유세윤씨가 ‘복학생’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우뚝 선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세윤이는 어디 내놔도 최고가 될 겁니다. 지나칠 정도로 노력파거든요. 하하. 겉으로는 ‘나 못해 나 못해’ 해도 연습하고 있어요.” 두 친구만큼 노력파인 장동민씨는 “폭넓은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했다. “어른이 이해 못하는 개그를 하긴 싫다는 겁니다.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면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좋아하실 수 있는 그런 개그를 하고 싶거든요. 요즘은 너무 젊은 취향의 개그만 있는 것 같아요. 연령대를 따지지 않는 개그가 진짜 개그라고 생각합니다.” <한겨레>가 꿈꾸는 세상과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장동민씨가 말했다. ‘옹달샘’은 그동안 장애인돕기 바자회 등 공익행사에 꾸준히 참여하고, 소외 아동을 돕기 위한 ‘파란리본 달기’ 행사 홍보에도 적극 나서 왔다. 장동민씨와 ‘옹달샘’은 이제 개그 무대를 한없이 넓혀가면서 도약기를 맞고 있다. <한겨레> 제2창간의 성공은 장씨와 옹달샘에도 큰 의미로 남을 것이다. 장동민씨는 그래서 각오를 다진다. “한겨레 제2창간에서 큰 구실을 하겠습니다. 홍보도움빛으로 저희가 연기자·개그맨을 대표할 거고요. <한겨레> 사장님이나 임직원분들이 하지 못할 일들을 저희가 발벗고 나서서 해야죠. <한겨레> 제2창간, 파이팅!” <한겨레>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한겨레 발전기금 내시는 방법
가. 주주광장( http://juju.hani.co.kr )에서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또는 가상계좌이체를 이용하여 입금하실 수 있습니다.
나. 국민은행(계좌번호 827901-04-010483 예금주 한겨레신문사)과 하나은행(계좌번호 555-910007-69505 예금주 한겨레신문사)의 전국 본 지점에 마련되어 있는 한겨레발전기금 접수처나 본사 주주센터에서 현금으로 납입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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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부하신 금액은 향후 적절한 절차를 거쳐서 한겨레신문이 발행하는 매체의 구독권 또는 한겨레신문의 주식(액면가 기준)으로 교환해드릴 예정입니다.
주소 : 서울 마포구 공덕동 116-25 한겨레신문사 주주센터
전화 02-710-0126~8, 팩스 02-710-0129 한겨레 제2창간운동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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