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 객석도 ‘뒤집는’ 끝머리 반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주인공은 4명이다. 말이 빠른데 잇속 계산은 더 빠른 하녀 루이즈. 돈은 넘치는데 남편 때문에 정신은 말라버린 프랑소아즈. 가진 건 ‘개뿔’만큼도 없으면서 아내는 개 다루듯 하는 개같은 남편 리샤르. 돈이라면 네모도 원이라고 악 쓰고 변호할 악덕 변호사 사르토니.
어느 날 프랑소아즈는 남편에게 판박이 동생 미셸이 있단 사실을 알게 된다. 다만 미셸은 어눌하기 짝이 없다.
극은 프랑소아즈에 의해 형인 양 훈련된 미셸이 사르토니의 공증 아래 이혼서류에 서명하기 직전까지 급히 온다. 하지만 사르토니는 ‘개코’. 전날 리샤르가 다친 왼손에 감았던 붕대가 미셸에겐 없다는 걸 의심하곤 음흉하게 사람들의 손금을 보는 척 한다. 자신은 “99살까지 살 손금”이라고 우렁차게 소리치면서.
프랑소아즈를 훌닦는 사르토니. 갑자기 무대 불이 꺼지고 “땅!” 프랑소아즈의 총에 비명횡사해 쓰러져있다. 이미 리샤르도 우발적으로 총에 맞아 숨진 집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객석도 술렁인다.
이때 미셸의 울먹이는 한 마디다. 사르토니 시체를 치우면서 코맹맹이 소리. “으앙. 99살까지 산다더니.” 때를 놓칠세라. “시체를 둘씩이나. 에잉.” “99살까지 산다는 사람이…. 아아앙.” 지난 5일 대학로 낙산씨어터의 관객도 쓰러진다. 하지만 진짜 눈대목은 극을 말미에 통째로 뒤집는 반전과 완벽한 1인2역의 윤서현(리샤르와 미셸). 7월3일까지. (02)744-2227.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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