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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극한 상황 속 인간 본모습 탐구”

등록 2009-10-26 18:50

재니스 리(36)
재니스 리(36)
미국 화제작 ‘피아노 교사’ 들고온 한인 2세 재니스 리
“<피아노 교사>만큼 매력적이고 확실한 데뷔작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동양과 서양의 매혹적인 상호작용과 생생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 작품은 참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진정으로 뇌쇄적인 소설이다.”

<네이티브 스피커>와 <제스처 라이프>의 재미동포 작가 이창래는 이렇게 썼다. 자신이 헌터 칼리지 대학원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친 한인 2세 작가 재니스 리(36·사진)의 <피아노 교사>(김안나 옮김, 문학동네)에 대해서였다. 올해 1월 미국에서 첫 출간된 이 소설은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에 올라 양장본만 10만 부 정도 판매되었으며, 전 세계 23개 나라에도 판권이 팔렸고, 영화화를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피아노 교사>는 1940, 50년대 홍콩을 무대로 한 남자와 그를 사랑한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영국인 사내 윌 트루스데일, 중국인 아버지와 포르투갈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트루디 리앙, 그리고 영국 시골 출신으로 토목기사인 남편을 좇아 홍콩에 온 클레어가 그 셋이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그려 보고자 했습니다. 전쟁과 수용소 생활 같은 극단적인 조건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정체성이 그들의 진짜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피아노 교사> 한국어판 출간에 맞추어 방한한 재니스 리는 26일 낮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설의 주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재니스 리는 홍콩에서 태어났으며 열다섯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 영문과와 헌터 칼리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가기 전에는 잡지 <엘르>에서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한국이라는 뿌리를 중시하는 부모님 덕분에 1년에 한 달 정도씩은 한국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한국어를 이해하고 말도 할 수 있지만, “작가로서 정확한 의미 전달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간담회에서는 통역을 통해 질문에 답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소설을 쓰는 것은 저를 자유롭게 만듭니다. 제가 만일 뉴욕이나 홍콩에 사는 한국인의 이야기를 쓴다면 일은 더 쉽겠지만 동시에 부담감도 느낄 겁니다. 저와 다른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는 더 커진다고 봅니다.”

그는 첫 소설에 한국인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데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있으며, 황석영·신경숙·김영하·조경란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찾아 읽어 보았노라고 말했다. “내년에 쓰기 시작할 다음 작품에는 한국과 관련한 주제를 담고자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단정하기가 어렵네요.”

글 최재봉 문학전문 기자 bong@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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