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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미래 플라톤’ 길러내겠다

등록 2009-08-20 18:47수정 2009-08-20 20:55

철학대안학교 김창수 교장
철학대안학교 김창수 교장
철학대안학교 설립 김창수 교장
중·고 통합 6년과정 ‘지혜학교’…교과·철학 융합
중·고교 과정의 철학 대안학교가 광주에 설립된다. 내년 3월 개교하는 ‘지혜학교’다. 이 학교가 문을 열면 200여곳에 이르는 전국의 대안교육기관 가운데 철학 교육을 특화한 첫 학교가 된다. 김창수 지혜학교 교장은 19일 “철학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알고 즐기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둘 생각”이라며 “욕망과 자기애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의 품격을 지키며 살아가는 인재들을 길러내겠다”고 밝혔다. 김 교장은 전남 담양의 대안학교인 한빛고 교장을 거쳐 지난해까지 경남 함양의 녹색대학에서 교수로 일했다.

중·고교 통합의 6년 과정으로 운영되는 지혜학교는 전체 수업의 20~30%를 철학 교육에 할애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정규 교과목을 가르치되 교과지식과 철학이 융합된 통합교과교육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 교장은 “수학을 가르치더라도 무작정 공식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왜 고대사회에서 기하학이 핵심 학문이었는지, 현대에 와서 집합·확률이론이 등장한 배경은 무엇인지 등 ‘세계해석의 체계’로서 수학의 역사를 함께 가르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과정은 기초과정 2년, 본과정 3년, 진로준비과정 1년으로 구성되는데, 기초과정은 문학·예술·언어교육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본격적인 철학교육은 본과정부터 시행한다. 김 교장은 “6년 전 과정을 통해 영어와 한문, 읽기·쓰기 등 언어교육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20여명에 이르는 교사 충원작업도 마무리지었다. 교사들 가운데는 전직 중·고교 교사뿐 아니라, 성직자, 대학강사, 시민운동가 출신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철학과 종교, 동서양 사상사를 꾸준히 공부해 왔다는 것. 김 교장은 “3년 전부터 교사·교수, 성직자, 사회운동가 등이 모여 학문과 수행, 노동을 겸행하는 ‘솔성수도회’라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며 “교사 중 상당수가 이곳에서 공부를 한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학교에서 사용할 철학 교재와 교수법 개발을 위해 ‘지혜학교 철학교육연구소’라는 연구기구도 설립했다. 연구소는 전남대 철학과와 협력관계를 맺고 인적교류와 공동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전남대 철학교육사업단과 함께 중·고교 철학 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모색하는 토론회도 열었다. 이번주부터 시작된 학생모집에는 광주·전남지역과 서울·경기 지역 등에서 40여명이 응모했다. (062)654-1187.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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