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출구인가 아니면 또다른 장벽인가. 사진은 상하이 푸동지구 국제 금융거리 야경. 탁기형 기자 <a href=mailto:khtak@hani.co.kr>khtak@hani.co.kr</a> 중국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출구인가 아니면 또다른 장벽인가. 사진은 상하이 푸동지구 국제 금융거리 야경. 탁기형 기자 <a href=mailto:khtak@hani.co.kr>khtak@hani.co.kr</a>](http://img.hani.co.kr/section-kisa/2005/05/20/0090000001200505200521_18_2.jpg)
중국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출구인가 아니면 또다른 장벽인가. 사진은 상하이 푸동지구 국제 금융거리 야경. 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한국 경제, 대미 의존도 낮아졌다?
“중국이란 ‘중간관문’ 만 더 생겼다” 지난 2001년 중국은 한국의 최대 해외투자 대상 국가가 됐다. 2002년에는 한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이 됐고, 2003년에는 최대 교역국이 됐다.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들조차 이런 변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한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는 징후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틴 하트-랜즈버그 교수(루이스앤클라크 대 경제학과)는 “한국 경제는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에서 탈출하지 못했고 대외의존적 취약성도 더 높아졌다”고 지적한다. 그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동 민주노동당 회의실에서 열린 진보정치연구소 초청 강연회를 통해 “다국적 기업이 지배하고, 중국에 기반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수출 생산 체제에 대한 한국 경제의 의존성이 더 심화됐다”고 말했다. 하트-랜즈버그 교수는 80년대 이후 한국 문제에 천착하면서 ‘돌진적 근대화’라는 개념을 제기했던 미국의 좌파 경제학자다. 그의 분석은 이렇다. 97년 외환 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달라진 게 있다면 그 주 대상이 미국이 아닌 중국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의 기업가 및 경제학자들은 이런 변화 때문에 “한국 경제가 미국 시장의 불안정성과 무역 제재 위협에 흔들릴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중국이 다국적 기업의 대미 수출 생산기지로 역할하기 때문이다. 이런 세계경제체제 아래에서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은 미국에 대한 수출의 중간 관문일 뿐이다. 하트-랜즈버그 교수는 “한국은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에서 탈출한 게 아니라, 단지 중국을 ‘통해서’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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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랜즈버그 교수는 ‘수출 다변화’ 또는 ‘동아시아 허브’ 전략이 한국 경제의 성장에 결코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충고는 수출 의존형 성장전략을 대신할 “한국 정치·경제의 원대하고도 근본적인 구조재편과 연관된 ‘지속가능한’ 경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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