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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살 ‘돈키호테’ 어떤 맛일까? 13∼15일 해오름극장서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이 고전 코믹발레 <돈키호테>를 13~1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올린다. 프티파가 원안무한 <돈키호테>의 3막 결혼식에서 펼쳐지는 주인공 바질과 키트리의 2인무는 온갖 발레 콩쿠르의 단골 경연대목이다. 무용수의 기량을 가늠하는 잣대로 대중의 사랑까지 독차지해 왔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는 세르반테스의 명저 <돈키호테>가 원작이다. 그런데 돈키호테는 키트리를 환상 속 연인으로 착각하는 사랑의 전도사일 뿐 가난한 이발사 바질과 여관집 딸 키트리의 좌충우돌 결혼 이야기가 몸통이 되어 흥겹게 무대를 채운다. 바질의 힘찬 도약과 회전, 키트리의 푸에테(32회전)가 씨줄 날줄로 엮이는 결혼식의 그랑 파드되는 단연 압권이다. 발레리노의 매력이 흠씬 묻어나온다. 배경이 되는 스페인 특유의 정열이 의상이나 집시춤, 플라멩코 따위 군무로 꽃핀다. 지난해 국립발레단을 은퇴했던 이원국이 참여했다. 간판 무용수 임혜경도 오랜 만에 토슈즈 끈을 여몄다. 황혜민은 이미 지난 1월 헝가리 발레단의 <돈키호테> 전막 공연에 초청되어 엄재용과 호흡을 맞췄고, 아메리칸 발레시어터에서 활동했던 강예나는 황재원과 짝을 이뤘다. 이민정과 시몬 추진 커플은 ‘히든카드’다. 두 가지 엇갈린 기억이 재미를 점치는 데 도움될 수 있을까? 지난달 지중해를 배경으로 삼아 화려한 군무로 “신나는 발레”를 내보이겠다며 해외파인 김용걸, 김지영까지 불렀던 국립발레단의 <해적>은 막상 춤과 감동은 적고 분식용 소품만 많아 아쉬움이 컸다. 한편 지난 11월 국민대에서 러시아의 무용수들을 불러 <돈키호테>를 함께 만들었는데 관객도 적었고 현지 무용수들은 대체로 노쇠했음에도 극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겨웠다. 올해 <돈키호테>가 출간된 지 400돌을 맞아 열리는 ‘돈키호테 기념행사’를 주관하는 주한 스페인 대사관이 작품을 맡겼다. 1588-7890.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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