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창씨 ‘문학의 문학’ 첫 당선작 ‘하늘다리
우영창씨 ‘문학의 문학’ 첫 당선작 ‘하늘다리
계간 문학지 <문학의 문학>이 창간을 기념해 제정한 5천만원 고료 장편소설 공모 제1회 당선작으로 우영창(52·사진)씨의 <하늘 다리>가 당선됐다.
당선작은 증권사에 근무하는 ‘골드미스’ 맹소해 대리를 주인공 삼아 일과 사랑에서 두루 성공하고자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하는 현대인의 욕망의 사다리 타기를 그렸다. 1982년부터 2003년까지 20년 넘게 증권사에 근무한 작가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펀드 매니저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다루었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박완서, 김병익, 황석영)도 “성과 돈이란 두 줄기 욕망이 오늘의 세태 속에서 어떻게 힘차게 요동치고 있는지 그 현장을 그려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목 ‘하늘 다리’는 두 개의 고층빌딩을 잇는 공중의 통로이자, 주인공의 첨예한 욕망을 상징하는 장치로 쓰이고 있다.
“한국 소설에서는 금융과 경제 분야는 거의 다루지 않았고, 다루더라도 가난의 측면에서 다루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만큼 앞으로 쓸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봐야죠. 세계 경제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과 금융 쪽으로 옮겨 가고 있는데, 그에 대한 판단은 일단 미루더라도 현상의 단면을 있는 그대로 그려낼 필요는 있겠죠. 추리물과 장르소설이 아니라 본격문학 쪽에서 제대로 다룰 만한 여건이 됐다고 봅니다.”
단행본 출간에 맞추어 31일 낮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자신 만의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의욕을 드러냈다.
우씨는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최성각·엄광용·하일지·채희문씨 등 소설가들과 시인 원구식씨가 75학번 동기들이다. 동기와 선후배들이 대부분 문학이나 출판 쪽으로 진로를 정한 것과 달리 그는 공채를 거쳐 증권사에 몸을 담았다. 동서증권을 거쳐 대우증권 영업 담당 부장을 끝으로 현업을 떠난 뒤 이런저런 일을 모색해 보다가 결국 고향과도 같았던 소설로 돌아왔다.
“장편 공모에 응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언젠가 세계적인 작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다”고 농담조로 말하는 작가의 얼굴에는 의욕과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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