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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는 움직이는 건축물 짓는 일”
“안무를 한다는 건 움직이는 건축물을 짓는 것과 같아요. 에너지와 음악을 어떻게 선택하고 배분해 (무대 위) 시간과 공간을 짤지 고민합니다.”
벨기에 현대 무용의 대모라 부를 만한 안네 테레사 데 케르스마케르(45)가 자신의 최신작 가운데 하나인 <비치스 브루, 타코마 협교>를 들고 처음 한국을 찾았다.
벨기에는 지리 문화적 특성으로 자국만의 무용이라고 내세울 게 거의 없었으나 최근 10년 동안 다양한 안무가들이 배출되며 현대 무용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견인차 구실을 한 게 바로 안네 테레사의 작품이고 그가 10년 전 만든 6년제 무용학교 파츠(PARTS)다.
안네 테레사는 1983년 로사스 무용단을 벨기에 브루셀에서 만들어 지금까지 <로사스 단스트 로사스>(1983년) <드러밍>(1998) 등 최소의 움직임에 힘을 실은 미니멀리즘 성향의 작품을 중심으로 지구촌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아 왔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일 2003년 작 <비치스 브루, 타코마 협교>는 감성과 몸짓의 즉흥성을 부각시킨 작품이다.
“음악은 국경을 초월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라고 전제한 가운데 “무용과 음악이야말로 본능적으로 어울리고자 하는 착근성이 크다”고 설명한 안네 테레사가 이번에 주요 ‘건축자재’로 사용한 음악은 196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의 명반 <비치스 브루>다. 재즈와 록을 혼합한 퓨전 재즈다. 작품의 또 다른 안감이 된 ‘타코마 협교’는 1940년대 미국 워싱턴에서 건설된 지 4개월 만에 무너져버린 비극의 다리다. 작품은 이 소재들을 바탕으로 3/5 가량의 안무는 미리 짜놓되, 나머지는 무용수들이 즉흥적인 춤사위를 펼치도록 열어둔다.
“타코마 협교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슬펐지만 한편 아름다웠어요. (진동이나 바람 따위) 작은 변화가 지속되면서 큰 변화를 이끌어낸 과정이 강렬했습니다.”
이처럼 자잘하고 즉흥적인 몸짓에 의해 한 작품이 통째 다르게 변화하는 과정을 <비치스 브루, 타코마 협교>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매번 할 때마다 다른 작품이었고, 점점 더 발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서울에서의 3일 공연 역시 모두 다른 작품이 됩니다.”(02)2005-0114.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이처럼 자잘하고 즉흥적인 몸짓에 의해 한 작품이 통째 다르게 변화하는 과정을 <비치스 브루, 타코마 협교>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매번 할 때마다 다른 작품이었고, 점점 더 발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서울에서의 3일 공연 역시 모두 다른 작품이 됩니다.”(02)2005-0114.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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