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유미리씨
출판사 “연예인 사진집 말고 여성작가로는 첫 시도”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여성작가인 유미리(39)씨가 이달 말 출간되는 <유미리의 모든 불행 기록>(신초사)의 표지에 자신의 누드 사진을 실었다고 <산케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신초사 관계자는 “탤런트와 영화배우의 누드사진집 등을 제외하고 여성작가가 서적의 표지에 자신의 누드 사진을 싣기는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누드 사진은 출판사 쪽의 제안을 유씨가 수락해 실리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책 후기에 “(출판사 쪽에서) 신중하게 생각한 뒤 한 제안이라고 생각해 동의했다”라며 편집자와의 신뢰 관계가 누드 사진을 싣게된 동기라고 설명했다. 이 사진은 적나라한 것이 아니라 반쯤 드러내고 반쯤 가린 세미누드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유미리의 모든 불행 기록>은 작가가 월간 <신조45>에 2002년 1월호부터 약 5년반에 걸쳐 연재해온 <교환일기>를 모은 것으로, 원고지 2100매 분량의, 총 800쪽이 넘는 작품이다.
실재하지 않는 ‘당신’을 향해 일상에서 마주치는 일들과 느낌 등을 적어보내는 형식의 이 책은 독신 어머니로서 겪는 육아 문제와 힘든 가정 형편, 연인과의 사별, 15살 연하 남성과의 동거 등 자신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내용으로 돼 있다. 실제하는 한국인 여성을 모델로 했으면서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법원으로부터 판매중지 판결을 받은 <돌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에 얽힌 심정도 포함돼 있다.
신초사의 담당 편집자는 “책 내용 자체가 자신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표지 모델로 유미리씨 외에는 없다고 생각해 표지 문제를 꺼내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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