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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어른스러운 습관 무시가 동심 유지 비법”

등록 2007-10-26 18:53수정 2007-10-26 19:34

〈티미의 못말리는 수호천사(원제 The Fairy Oddparents)〉의 원작자 부치 하트맨(42), 사진 닉 제공
〈티미의 못말리는 수호천사(원제 The Fairy Oddparents)〉의 원작자 부치 하트맨(42), 사진 닉 제공
어린이만화 ‘티미의 못말리는 수호천사’ 원작자 부치 하트맨
어린이 전문 케이블채널 <닉>에서 <보글보글 스폰지밥> 못지않게 인기 상승 중인 애니메이션 <티미의 못말리는 수호천사(원제 The Fairy Oddparents)>의 원작자 부치 하트맨(42)이 한국을 방문했다. <티미…>는 10살짜리 소년 티미가 어느 날 실수투성이 요정 부부, 코스모와 완다를 만나면서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이다. 하트맨은 이 작품에서 감독, 성우, 작곡가 몫까지 맡은 만능 엔터테이너이기도 하다.

“장보기, 은행계좌 관리 등 성인이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습관들은 무시하고 삽니다.” 자칫 어른으로서 무책임한 발언일 듯하지만 동심을 유지하는 비법에 대해 하트맨은 24일 이렇게 표현했다. 12살, 9살인 두 딸과 뒹굴거리며 노래를 흥얼거리고 만화책, 비디오, 게임을 함께 즐기는 그는 아이들에겐 인기 짱의 아빠이다. 그러나 똑같은 이유로 아내에겐 철딱서니 없는 남편이다. 천진난만한 코스모에 비해 성숙한 요정 완다 같은 그의 아내는 “내가 아이 셋을 키워요”라고 푸념한단다.

주인공 티미의 외모는 우리나라 길창덕 작가의 꺼벙이와 비슷하다. 커다란 눈이 얼굴의 절반을 차지하며 어리버리했던 꺼벙이. 꺼벙이의 모델이 길창덕씨였다면 주인공 티미의 모델도 하트맨 자신이다. 티미의 이름은 하트맨이 막내동생의 이름인 티미에서 따왔다. 원래는 형인 마이크의 이름을 쓰려고 했는데 당시에 형과 싸워 대신 동생 이름을 썼다는 익살스런 사연이 있다. 티미의 작명이 즉흥적이라면 그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캐릭터 요정아빠 코스모에는 철학이 담겼다. 광활하면서도 마법적 느낌을 살리고 싶어 우주를 뜻하는 코스모스에서 따왔다.

코스모와 완다의 머리색깔은 각각 초록색과 분홍색으로 눈길을 확 잡아끈다. 하트맨은 “인간과 다른 신화적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시각적으로 요정 부부가 배경에 묻히지 않게 하려는 의도”로 과감한 색깔을 썼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은 그래픽적이며 단순명쾌하다.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보글보글 스폰지밥>보다 <티미…>는 아직 낯익은 캐릭터들은 아니다. 그러나 가족의 훈훈한 사랑을 담은 이 프로그램이 출범 3개월 만에 스폰지밥의 시청률을 바짝 쫓고 있다. 이미 미국에선 1999년부터 6년간 123개의 에피소드가 소개되었는데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폭발적 인기를 얻어 시즌 6을 제작하고 있다. 성별을 알 수 없는 해면동물 스폰지밥이 해양학을 전공한 원작자 헤른버그의 풍부한 바다 지식을 기반으로 한다면 <티미…>는 환타지적 지식으로 맞붙는다.

〈티미의 못말리는 수호천사〉 원작자 부치 하트맨이 전하는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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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맨은 <반지의 제왕>을 좋아하고 미스터리물, 공상소설과 역사책을 기초체력으로 삼아 마법의 세계를 엮어가고 있다. 현실에서의 소재는 <시엔엔>이나 <타임>지를 참고한다. 하트맨은 “신나게 자라야 할 어린이들이 이거 해라, 저거 하지말라는 지침에 시달리고 있다”며 “아이들이 원하는 슈퍼맨의 만화세상을 담으려고 마술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티미의 수호천사인 요정들은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금붕어·연필·소파 등으로 순식간에 변신을 한다.


하트맨은 이야기의 소재를 본인의 경험이나 주변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성질 고약한 베이비시터 비키의 설정도 그가 딸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은 악몽을 담았다. 물론 그의 작업은 팀워크를 중시한다. 그는 “내가 작품에 곡을 집어넣는 것도 공동작업이 탄탄하게 받추어 주기 때문”이라고 겸손해 했다.

만화영화 캐릭터들이 자칫 남녀 역할 고착화가 되기 쉬운 데 반해 그의 작품은 이런 소지가 적다. 요정들이 주방을 들락거리며 음식만들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 역시 개인적으로 “아내가 해주는 음식을 먹어본 지 3년 되었다”며 일하는 아내 대신 스스로 해결하는 식으로 가사노동의 갈등을 털어버렸다.(그는 이 말을 두 번이나 강조했다. 아내가 한글을 모르기 때문에 보복이 있을 수 없다며 흔쾌하게 웃는다.)

그는 다음 작품으로 동물을 소재로 구상 중이다.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사진 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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