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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확 바뀐 교수신문

등록 2005-03-31 19:10

단순 대학사회 뉴스전달 지양
마지막주 본격 학술기사 기재
비판적 학술담론 매체지 선언

<교수신문>을 아시는지. 말 그대로 대학 교수들을 주 독자층으로 하는 신문이다. 1992년 격주간지로 창간한 뒤, 2002년부터 매주 발행되고 있다. 한국 대학사회와 학계의 중요한 소통통로인 이 매체가 최근 의미심장한 ‘변화’를 감행했다. 비판적 학술담론의 집중생산에 나선 것이다.

지난 28일 <교수신문>은 32면의 타블로이드 판형을 선보였다. 제호도 <교수신문-비평>으로 바꿔 달았다. 기획특집으로 ‘구술사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5개면에 걸쳐 다뤘다. 임지현 한양대 교수의 대중독재론에 대한 이병천 강원대 교수의 반론이 실렸는가 하면, 금성교과서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쟁도 집중 조명했다. 자연과학자들의 글쓰기 유형을 분석한 흥미로운 기사가 뒤를 잇고, 미국·프랑스 뮤지컬의 차이와 이탈리아·독일 오페라의 차이를 분석한 예술특집이 2개면을 장식했다. 최근 한달간 여러 언론에 실린 독도관련 교수들의 칼럼을 분석한 기사도 있다. 하나같이 신선한 발상과 심층적 기획이 돋보이는 꼭지들이다.

<교수신문>은 앞으로 매달 한번씩 이런 ‘깜짝변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매달 첫째주부터 셋째주까지는 기존의 대판 판형에 대학 및 교육 관련 기획기사를 실으면서 정보성을 강화하고, 마지막주 신문은 학술 관련 특집과 논쟁만으로 꾸밀 예정이다. 인문·예술 영역에 걸쳐 도발적이고 심층적인 본격 학술기사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이 신문의 변신에는 이유가 있다. 강성민 <교수신문> 편집국 차장은 “학술전문 주간지는 아예 없고, 기왕의 학술계간지들은 학술진흥재단에 등재되면서 새로운 발상없이 평범한 논문들만 나열하고 있으며, 기성 언론들은 이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학계의 보수화를 부추기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학계의 비판적 담론 형성 기능이 대단히 약해졌다는 게 <교수신문>의 판단이다. 그동안 대학사회 및 교수사회의 ‘뉴스’를 전달하는 데 주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비판적 담론 생산을 위한 학계의 각성을 이끄는 매체가 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교수신문>에서 펼쳐진 식민지근대화논쟁, 대중독재논쟁 등이 학계는 물론 한국 사회 흐름에 중요한 영감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이들의 ‘모험’에 힘을 더했다.

강 차장은 “학자들의 논문이나 이론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비평적·비판적 학술담론을 분석하고 걸러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비판의식과 현실인식의 펜 끝이 무뎌진 교수사회를 향한 <교수신문>의 죽비소리가 어떤 메아리로 돌아올 지 궁금하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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