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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브루스 커밍스 ‘김정일 코드’ 북한 집중분석

등록 2005-03-31 19:07수정 2005-03-31 19:07

“북핵은 한국 전쟁 미국 잔학성에 뿌리”

한·일 관계가 관심의 초점이다. 한동안 뜨거웠던 ‘북한 문제’ 논의는 그 그늘에 가려져 버렸다. 그러나 ‘독도’로 상징 되는 한·일 문제는 ‘핵’으로 표상 되는 북한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용 가능한 ‘또하나의 나라’ 인정을
세습체계·통치방식 따끔한 비판도

브루스 커밍스의 <김정일 코드>(도서출판 따뜻한 손)는 그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는 책이다. <한국전쟁의 기원> <한국 현대사> 등을 펴내며 세계적 석학의 자리에 오른 커밍스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북한’만을 집중 분석했다.

“남과 북 사이, 그리고 남과 북과 미국 사이의 평화를 위해 이 책을 바친다”고 밝힌 커밍스는 이 책에서 ‘북한 악마화’의 기폭장치를 해제한다. 북핵의 뿌리는 한국전쟁에 있다. 당시 미국은 북한 지역에 1백만 갤런의 네이팜탄을 투하하고 20여곳의 주요 도시를 초토화했다. 한국군의 잔학행위를 방조하거나 스스로 민간인을 학살했다. 맥아더는 북한과 북·중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30~50개의 원자폭탄 투하를 추진했고, 트루먼 대통령도 나중에 이를 승인했다. 미국은 핵탄두를 제거한 원자폭탄을 평양 인근에 떨어뜨리며 원폭투하 연습까지 했다.

커밍스는 “북한침략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정당했을 수 있으나 가혹했던 미군의 전쟁 수행 방식은 미국에 대한 북한의 분노와 불신의 근원”이라고 지적한다. “북한 핵은 부시가 만든 폭탄”이라는 분석도 이런 맥락이다. 커밍스는 북핵을 둘러싼 최근 북·미 대립을 “계속해서 궁지에 몰리던 쥐가 고양이에게 덤벼드는 마지막 국면”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커밍스는 북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북한은 “폭력전문가들이 가장 강력한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병영국가’ 개념에 가장 근접한 나라”다.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남으로 이어지는 세습체제와 이들의 ‘통치방식’에 대한 서술도 대단히 비판적이다.

커밍스의 메시지는 비교적 간명하다. 이 책의 원래 제목처럼 북한 역시 또 다른 하나의 ‘국가’(North Korea:Another country)라는 사실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강압적 국내정치나 호전적 대외정책으로 보아 북한이 혼란스러운 나라임에는 틀림없으나 잘 살펴보면 수용 가능한 논리에 따라 운영되는 나라”라는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은 이런 인식 위에서 비로소 첫 삽을 뜰 수 있다는 게 커밍스의 제안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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