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 20돌 맞아 ‘삶86’ 음반 낸 ‘거리의 가수’ 손병휘
6월항쟁 20돌 맞아 ‘삶86’ 음반 낸 ‘거리의 가수’ 손병휘
무대보다는 거리에서 주로 노래해 온 포크가수 손병휘(40)씨가 4집 <삶86>을 냈다. 2년 전 3집에서 반전과 평화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6월항쟁 20주년을 맞아 386세대라 불리는 이들에게 띄우는 격려의 메시지를 담았다.
“나와 내 또래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어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느 386의 하루를 담은 컨셉 음반입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음반 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그였다. 1월 어느날 우연히 옛 창작노트를 보게 된 뒤 6월항쟁 20주년이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6월항쟁은 20주년 기념보다 계승과 실천이 중요한데,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는 것 같아서요.” 자신의 기존 곡들을 수정·보완해 13곡으로 음반을 채웠다.
86학번(고려대 산업공학과)인 그는 87년, 수록곡 <그때를 아시나요>의 가사처럼 ‘종로 명동 을지로 퇴계로 혹은 학교앞 시청 앞에서 백골단과 맞장을 떴다’. 이를 계기로 노래에 매료됐고, 지금까지 ‘조국과청춘’ ‘노래마을’에 이어 솔로활동까지 20년을 ‘노래하는 손병휘’로 살고 있다. 음반만 12장을 냈다. “그때를 겪었으니까 노래할 수 있어요. 치열하게 살았던 삶의 연장선이죠.”
그는 2002년 월드컵과 대통령 선거, 이라크 파병 반대와 고 김선일씨 추모행사, 대통령 탄핵 반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콘서트 등에 빠짐 없이 참석해온 가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그는 ‘노찾사’나 ‘안치환’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나 금메달만 기억하잖아요. 치환이형이 라이벌이자 술친구여서 다행이죠. 얻어먹을 수 있으니까요.(웃음) 저는 ‘기록은 남지 않아도 메달도 없겠지만 나는 나만의 달리기를 할 뿐이야’라는 <내 인생의 마라톤> 가사처럼 살 겁니다.”
“치열했던 세대 자랑스럽고도 한심해
기념보다 계승…자만도 좌절도 경계
30돌은 좀 더 기쁘게 맞을 수 있기를” <무 대리를 위하여>나 <동창생> 같이 사회생활에 찌든 386에게 <그때를 아시나요?>는 그때를 회상하게 만들고, <386>에선 1987년 6월항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전한다. “나이 40도 안된 사람들이 옛날을 청산하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특히 운동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민주화를 이끌어왔다고 자만할 것이 아니라, 대중보다 먼저 각성하고 대중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결코 먼저 좌절해선 안됩니다. 후일담 소설처럼 자기 연민에 빠진 패배주의도 경계해야죠. 우리 세대라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한심하기도 한데, 음악으로 보내는 제 작은 화답이 이번 음반이라고 할까요?” 황석영 소설에서 따온 <오래된 정원>에선 민주화 이후에도 여전한 친일과 유신독재의 잔영을 꼬집었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여섯번째 수록곡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인데, 너무 좋아서 적어두었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서요. 역사라는 게 결국 이런 게 아닌가 싶어서요.” 일곱번째 수록곡 <나의 노래>는 “기타 하나 메고 혼자 가는 길에 누가 벗 되어줄까/ 웃음 띤 얼굴로 바라봐준다면 그대 위해 노래하겠네”라는 그의 작은 소망이다.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하고 싶어요. 올해 안에 콘서트도 할 생각입니다. 10년 뒤 6월항쟁 30주년은 너 나은 성과들을 가지고, 좀더 기쁘게 기쁘게 맞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기념보다 계승…자만도 좌절도 경계
30돌은 좀 더 기쁘게 맞을 수 있기를” <무 대리를 위하여>나 <동창생> 같이 사회생활에 찌든 386에게 <그때를 아시나요?>는 그때를 회상하게 만들고, <386>에선 1987년 6월항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전한다. “나이 40도 안된 사람들이 옛날을 청산하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특히 운동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민주화를 이끌어왔다고 자만할 것이 아니라, 대중보다 먼저 각성하고 대중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결코 먼저 좌절해선 안됩니다. 후일담 소설처럼 자기 연민에 빠진 패배주의도 경계해야죠. 우리 세대라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한심하기도 한데, 음악으로 보내는 제 작은 화답이 이번 음반이라고 할까요?” 황석영 소설에서 따온 <오래된 정원>에선 민주화 이후에도 여전한 친일과 유신독재의 잔영을 꼬집었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여섯번째 수록곡 <강물은 똑바로 가지는 않지만 언제나 바다로 흐른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인데, 너무 좋아서 적어두었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서요. 역사라는 게 결국 이런 게 아닌가 싶어서요.” 일곱번째 수록곡 <나의 노래>는 “기타 하나 메고 혼자 가는 길에 누가 벗 되어줄까/ 웃음 띤 얼굴로 바라봐준다면 그대 위해 노래하겠네”라는 그의 작은 소망이다.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하고 싶어요. 올해 안에 콘서트도 할 생각입니다. 10년 뒤 6월항쟁 30주년은 너 나은 성과들을 가지고, 좀더 기쁘게 기쁘게 맞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