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 대표감독에 이윤택씨
한국적 색채 · 미학 살린 이씨 긍정적 평가 받아
“다양한 장르 결합된 새 작품 선보일 것” 포부
“다양한 장르 결합된 새 작품 선보일 것” 포부
서울예술단(이사장 정재왈)이 중견 연출가 이윤택씨를 대표감독에 선임했다. 서울예술단과 이윤택씨는 11일 “한국적 창작뮤지컬의 생산과 보급이라는 역할을 함께 수행하기로 구두로 합의했다”며 “우선 계약 기간을 1년으로 잡아 조만간 정식 계약서를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재왈 이사장은 “뮤지컬 중심의 음악극 생산이라는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이 시점에서 그동안 극과 음악을 결합해 한국적인 색채와 미학을 보여왔던 이윤택씨의 영입은 필연적인 결과였다”며 “앞으로 대사에 무용·음악·소리·국악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구>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화성에서 꿈꾸다> 등 영화, 연극, 뮤지컬 연출자로 활약해온 이씨는 앞으로 서울예술단이 제작하는 작품의 프로듀싱과 단원 교육, 작품 개발 등을 맡게 된다. 이씨는 “뮤지컬 시장이 수입품 위주로 불균형하게 커져왔다”며 “전통 가무극과 악극 형식을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뮤지컬을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씨의 영입은 지난 5일 서울예술단이 주최한 ‘서울예술단 발전적 미래를 위한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면서부터 예견돼 왔다. 당시 그는 서울예술단에 “서구 수입 뮤지컬과 구별되는 한국의 독창적인 창작 음악극을 하는 단체로의 변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정 이사장은 “토론회를 전후해 대표감독 영입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고 설명했다.
서울예술단은 1986년 한국문화에 기초한 공연예술의 현대화, 남북 무대예술 교류 및 한국예술의 해외교류를 위해 문화관광부 산하 예술단체로 설립됐다. 올해만 국고 8억1800만원, 방송발전기금 35억78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는데도, 그동안 서울예술단은 국공립 단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해체론까지 거론됐다. 정 이사장은 “이씨의 영입을 계기로 상반기 중에 단체 이름을 ‘한국적 음악극’ 생산이라는 정체성에 맞게 바꿀 예정”이라며 “값이 싸면서도 작품성이 뛰어난 창작뮤지컬을 생산해내겠다”고 말했다.
서울예술단은 올해 <바람의 나라>(5월) <이>(9월)를 비롯해, 연말에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오르페우스 전설을 한국 실정에 맞게 각색한 뮤지컬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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