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문화예술위 등 건립중…연강홀은 확장리모델링
제작사 중심 300~800석 규모 복합문화공간 겨냥
제작사 중심 300~800석 규모 복합문화공간 겨냥
대학로가 ‘공연의 메카’로 한 단계 뛰어오른다. 주로 소극장 위주의 공연장들이 몰려있는 대학로에 중대형 공연장들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기존 오래된 공연장들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동안 수익을 노린 건물주가 대관을 목적으로 소극장을 지었다면, 이번에는 제작사가 주축이 되어 좀더 고급화한 공연 공간을 마련한다. 새로 들어서거나 옷을 갈아입을 공연장들은 대부분 규모가 300~800석짜리 중대형으로,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과 무용 등 다양한 공연물을 소화할 수 있게 된다.
대학로는 변신중=아르코예술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내년 8월 개관 예정으로 대학로 한화주차장 부지 678평에 복합문화센터를 건립중이다. 지하 4층, 지상 5층 규모의 상가복합형 건물로 연극, 무용, 뮤지컬 공연을 위한 460석, 250석짜리 극장이 들어선다. 현재 대학로 예술마당 4개관을 임대해 운영하고 있는 씨제이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동숭아트센터 오른편에 550평 부지를 마련했다. 조만간 공사에 들어가는데 300석, 500석, 800석 규모의 극장 3개를 마련해 씨제이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거나 제작에 참여한 연극과 뮤지컬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다.
대학로 초입에 있는 두산그룹 연강재단의 연강홀도 올 봄을 맞아 면모를 일신한다. 현재 450석을 620석으로 늘리고, 250석 규모의 공연장을 추가로 개관한다. 이달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올 10월 재개관할 예정이며, 이름도 두산아트센터로 바꿀 계획이다. 연강홀 리모델링을 담당하고 있는 김요한씨는 “대관 위주의 운영이 아니라 기획공연 위주의 아트센터의 기능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중극장인 연강홀은 뮤지컬, 소극장인 스페이스111은 연극, 무용, 클래식, 재즈 공연물을 상연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다엔터테인먼트가 올 초 신시뮤지컬극장을 인수해 ‘대학로 복합문화공간 이다’로 재개관하면서 기존 370석 규모의 극장 외에 160석 규모의 소극장을 추가로 만들었고, 대학로 발렌타인극장 2, 3관을 인수한 쇼틱커뮤니케이션도 ‘쇼틱시어터’로 자체 극장을 확보해 4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대학로 공연계 새바람 불까=현재 대학로에 있는 극장은 80여개에 이른다. 그러나 대부분 건물 지하를 개조해 만들어 시설이 열악하고 공연장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뮤지컬을 상연할 수 있는 300~800석 규모의 중대형 극장은 서너개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길어야 2~3개월 정도 대관할 수 있었다. 때문에 중간급 공연들은 국내에서 알맞은 무대를 빌리기가 쉽지가 않았다. 쇼틱커뮤니케이션스 김종헌 대표는 “기존 극장에서 유망 신인의 작품이나 실험성이 강한 창작물을 무대에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며 “쇼틱시어터를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창작 초연 작품을 인큐베이팅하는 공간으로 차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연계는 새 극장들이 들어서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공연제작 마인드를 가진 제작사가 극장을 인수해 진출하면 그동안 임대로 운영하던 민간 소극장도 영향을 받아 극장의 예술성을 표방하는 쪽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쇼팩 송한샘 대표는 “임대로 운영하던 극장들이 공연제작 마인드를 갖춰 체질을 개선하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이성훈 기획마케팅팀장은 “좋은 극장이 등장해 인프라가 구축되면, 대학로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문화지구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극장 운영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는 아직 어려운 현실이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뮤지컬과 교수는 “장기대관이 어려운 현실에서 공연콘텐츠를 보유한 제작사들이 자체 극장을 갖는 것은 필연적인 상황이지만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좋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보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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