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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국립무용단 주역 김미애·파리오페라발레단 솔리스트 김용걸씨 14일 결혼

등록 2007-01-12 17:14

 지난 11일 김용걸씨가 김미애씨가 출연한 김숙자무용단의 <링반데룽2=불멸의 처>(국립국악원 예악당) 공연에 앞서 예비신부의 화장을 고쳐주고 있다.(작은사진)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지난 11일 김용걸씨가 김미애씨가 출연한 김숙자무용단의 <링반데룽2=불멸의 처>(국립국악원 예악당) 공연에 앞서 예비신부의 화장을 고쳐주고 있다.(작은사진)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김용걸-10년전 첫눈에 딱 꽂혔지요
김미애-춤추는 걸 보고서야 반했죠
“김미애씨가 절 많이 이해해 줬어요. 끊임 없이 저를 지켜줬고, 제 사랑을 믿어줬으니까요. 아직도 결혼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아요.”

한국 발레 최고 스타의 눈에는 눈물 방울이 맺혀 있었다.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동양 유일의 솔리스트 김용걸(34)씨. 11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만난 그는 10년 세월의 추억을 떠올리며 스스로 벅차하는 모습이었다. 그 10년 동안 그는 국립무용단의 주역 무용수 김미애(35·한국무용)씨와 흔들림없이 사랑해 왔고, 드디어 14일 오후 2시30분 부산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그동안 류석훈·이윤경(현대무용), 제임스전·김인희(발레) 같은 무용수 커플이 있었지만, 영역이 다른 두 무용수가 결혼하기는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두 김씨 모두 무용계의 간판이란 점에서 김용걸-김미애 커플의 탄생은 단연 무용계 최대의 화제다.

김용걸씨 발레스타 도약
사귄지 3년만에 파리행
보내주기 너무 힘들었어요

이들의 연애는 1997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하던 김용걸씨는 국립무용단에 갓 입단한 김미애씨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해 연말연시에 김용걸씨는 김미애씨의 고향 제주도로 찾아가 “나를 지켜봐 달라”고 프로포즈를 했다. 그러나 김미애씨는 구애를 선뜻 받아들일 수 없었다. 무용가로 성공하겠다는 포부가 가득했던 신예 김미애씨는 연애나 결혼이란 건 자신과 맞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살얼음 같았던 미애씨의 마음을 녹인 것은 결국 ‘춤’이었다. “사실 용걸씨가 춤추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1997년 6월, 당시 국립발레단과 국립무용단 사무실이 함께 있던 국립극장에서 매일 얼굴을 볼 수 있었고 춤 이야기를 하며 사랑은 싹트기 시작했다. 당연히 결혼할 것으로 서로 굳게 믿었다.

하지만 1999년 연인 사이에 위기가 왔다. 김용걸씨는 97년 모스크바 국제발레 콩쿨, 98년 파리 국제발레콩쿨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한국 발레 대표 스타가 되었고, 더 큰 무대인 나라밖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싶은 의지가 강해졌다. 항상 같이 있기를 바랐던 김미애씨는 연인의 뜻을 이성적으로는 이해하면서도, 감성적으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한다. “안 보면 멀어진다고 하잖아요. 언제까지 떨어져 있어야 할 지 기약할 수 없었어요.”(김미애), “무엇보다 김미애씨가 많이 불안해 했어요. 술에 흠뻑 취해 ‘보내주겠다’며 허락하기까지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김용걸)

1년 만날 시간 한달 정도
미애씨가 절 지켜줬어요
올 8월께 함께 공연해요

10년 동안 연애를 했지만 실제 둘이 같이 보낸 시간은 적었다. 김용걸씨가 2000년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는 것은 견우와 직녀처럼 1년에 한달 정도였다. 국제 전화가 두 사람의 오작교였다. “함께 무용을 하고 있어서 떨어져 있는 시간에도 사랑을 지킬 수 있었고. 그만큼 서로가 춤에 더 충실했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김미애)

어느새 두 사람 모두 훌쩍 서른을 넘겼지만 ‘결혼’ 얘기는 둘 사이에서 금기나 다른 없었다. 용걸씨는 프랑스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다음에 프로포즈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2005년 꿈에 그리던 솔리스트로 승진하는 경사가 생겼지만, 김미애씨가 공연일정 등으로 바빠지면서 다시 미뤄야 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불안감도 컸을 텐데…. 군말 없이 미애씨가 제 곁을 지켜줬어요. 그 시기가 빨리 와서 정말 다행이에요.”(김용걸).

하지만 두 사람은 미애씨의 비자가 해결안돼 결혼 뒤에도 당분간 떨어져 지내야 한다. 미애씨는 곧 프랑스로 건너갈 계획이다. 2세도 낳고 무용도 계속할 생각이다. 이제는 김용걸씨가 미애씨가 무용가로 더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차례라고 한다.

김용걸씨는 오는 7~8월께 강수진, 김주원씨 등 발레 스타들과 함께 한국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김미애씨 공연 ‘몸짓에 날개를 달다’에 김용걸씨가 출연해 연인으로 한 무대에 섰지만 이번에는 김미애씨가 남편의 작품에 출연하게 돼 부부로 한 무대에 선다.

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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