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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서울시향 비싼 티켓값’ 음악계 불협화음

등록 2007-01-04 18:35

서울시향
서울시향
최고 12만원…다른 곳보다 두 배 수준
“공익성 벗어나고 시민 관람문턱 높아져” 지적
서울시향 “연주질 높아지고 무료서비스 확대”

국내 대표적 오케스트라인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티켓값 고가 정책을 놓고 음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향은 ‘2007 신년음악회(3일)’와 ‘브람스 스페셜’(9일) 공연의 비아이피석 가격을 12만원, 로얄(R)석 가격을 10만원으로 매겼다. 지난해부터 정명훈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정기공연과 굵직한 주요 공연의 경우 지속적으로 비아이피석과 로얄석을 12만원과 10만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국내 국공립 오케스트라 가운데 최고 티켓값이 10만원대를 넘어선 것은 서울시향이 처음이다. 케이비에스교향악단 등 다른 주요 오케스트라 공연 최고가 티켓은 5만~6만원 선이다.

음악계에서는 수준높은 음악을 선보이기 위한 당연한 선택이란 의견과, 시민들을 위한 연주단체인 서울시향의 설립목적을 벗어나는 잘못된 선택이란 지적이 맞서고 있다.

지원금은 늘었는데 티켓값은 올랐다?=서울시향 티켓값은 2005년 6월 재단법인으로 독립하기 전에는 5만원 선을 넘지 않았다. 당시 서울시향은 세종문화회관 내 9개 산하단체들과 함께 서울시 지원금 140억원을 나눠 쓰던 상황이었다. 이후 독립하면서 서울시향의 최고가 티켓값은 산술적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 서울시향이 시로부터 받는 지원금은 2005년 65억원, 2006년 111억원으로 늘었다.

이처럼 가격이 높아진 데 대해 다른 오케스트라들은 정명훈 감독이란 세계적 지휘자를 영입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인상폭이 너무 크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준 높은 공연으로 클래식 저변을 확대해야 할 서울시향이 고가 티켓으로 일반 시민들의 공연관람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향 관계자는 “정명훈 감독이 취임 이후 티켓값이 높아졌는데 그만큼 연주의 질이 달라졌고, 공연 내용과 원가에 합당한 가격으로 티켓값을 조정한 것”이라고 가격 책정 이유를 설명했다. 전병윤 홍보팀장은 “정 감독의 서울시향을 보고 싶어하는 정기공연은 더 고가인 대신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통해 일반 시민에게 하는 무료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티켓값을 낮추려면 그만큼 세금이 더 지원되어야 하는데, 공연을 보는 소수를 위해 서울시 예산을 더 쏟아부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공익성이냐 수익성이냐?=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 공연에 드는 비용은 대관료, 프로그램 제작비, 인건비 등을 포함해 대략 5000만원 선이다. 극장 좌석을 유료 2000석으로 잡을 때 티켓 평균가가 3만~4만원이면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고 클래식 공연계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오케스트라들은 서울시향의 고가 책정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며 티켓값 고가화를 부추겨 공연 양극화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클래식 연주자는 “연간 100억원 넘는 지원금을 받아 인건비와 공연사업비를 충당하고 있는데도 서울시향이 티켓값을 올린 것은 공익재단으로서의 역할을 외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민간오케스트라 관계자는 “티켓값을 올려 재단 수익을 높이기보다는 클래식 저변 확대라는 공익적 책임을 다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조언했다. 음악평론가 장일범씨는 “9일 하는 브람스 스페셜 공연의 경우 기업이 협찬하는 점을 감안하면 티켓값이 높은 것 같다”며 “백건우씨의 경우 기업계열 문화재단 후원을 받아 티켓값을 6만원까지 낮췄던 점을 감안해 서울시향도 티켓값을 잡으려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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