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북 부안의 고찰 내소사에서 특별한 기념행사가 펼쳐졌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이날 낮 직접 절집을 찾아와 중심 건물인 대웅보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려시대 종으로 손꼽히는 내소사 동종의 국보지정서를 주지 월봉 스님에게 전달하는 의례를 진행했다.
절의 불자들과 주민, 지역유지 등 200여명이 지켜본 가운데 열린 이날 의례는 불단에 향과 차를 올린 뒤 월봉 스님과 최 청장 등이 축사를 하고 한지에 서예가가 친필로 쓴 지정서를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의례 뒤엔 실제 동종이 안치된 수장고로 자리를 옮겨 최 청장이 동종의 미술사적 의미와 가치를 설명하는 현장 강연이 펼쳐졌다.
내소사 종은 고려 장인 한중서(韓冲敍)가 무게 700근 짜리 동을 써서 고려 고종 9년인 1222년 만든 고려시대 종의 걸작. 구체적인 제작 연기가 표면에 새겨져 있고, 날아갈듯한 역동적인 용모양의 고리와 몸체 전면의 연꽃과 보살 무늬 등의 장식미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절 쪽은 수장고에 종을 보존하면서 특정 기간을 정해 공개 전시할 방침이다.
부안/글 ·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