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를 재밌게 본 관객이라면 훨씬 더 큰 재미를 느낄 것이다. 1부의 안좋은 입소문에 극장 관람을 포기했다가 오티티(OTT)에서 보고 ‘괜찮은 걸!’ 했던 관객 역시 극장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하지만 1부를 보고 ‘이게 뭐야’ 했던 관객의 마음까지 돌리는 뒤집기 한판은 어려워 보인다. 1편의 실패를 설욕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띈 ‘외계+인’ 2부가 3일 언론에 공개됐다.
시사 뒤 간담회에서 최동훈 감독은 2022년 여름 개봉 뒤 곱씹었던 흥행 실패 원인과 고민을 털어놓으며 “2부 편집을 하면서 여러가지 디테일들을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다른 기대작들에 개봉이 밀리는 동안 대사들이 여러번 재녹음됐고 편집본도 수십 차례 수정됐다. 고심이 녹아들어간 완성본은 확실히 1편보다 정돈됐고, 이제야 하나로 모인 캐릭터들의 액션은 1부보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외계+인’ 2부는 1부의 마지막, 문도석(소지섭)의 몸에 들어있던 악당 ‘설계자’가 어린 무륵(김민준)의 몸에 들어가는 걸 암시하고 어린 이안(최유리)이 가드(김우빈), 썬더(목소리 김대명)와 과거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장면을 이어 시작된다. 즉 1부에서 시종 분리되어 전개되던 고려 말 과거 시점과 2022년 현재가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만난다.
과거에 10년간 갇혀 잃어버린 신검과 썬더를 찾아 현재로 돌아오려는 이안(김태리)과 신검에 걸린 현상금을 쫓다가 이안을 돕게 되는 무륵(류준열),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 현재로 돌아와 인간의 몸속에 갇힌 외계인 죄수들을 탈출시키려는 악당 자장(김의성), 여기에 신검으로 눈을 뜨려는 맹인 검객 능파(진선규)까지 새롭게 가세해 신검을 얻기 위한 한판 승부에 나선다.
‘외계+인’ 2부는 1부에서 뿌렸던 떡밥들을 차근차근 회수하면서 이안과 무륵, 두 도사와 민개인(이하늬)까지 힘을 합쳐 자장, 설계자와 싸우는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이 과정에서 1부에서는 수사관이라는 사실 말고는 정체를 모호하게 흘렸던 민개인이 가드에게 접근했던 이유가 밝혀지고 무륵과 이안의 관계에도 반전이 드러난다. 1편에서 주로 개그를 담당하며 감초 역할을 했던 흑설·청운 도사의 역할도 2부에서는 비중이 커진다.
두 도사의 역할이 늘어나고 주요 캐릭터들이 모이면서 2부는 최동훈 감독이 1부 개봉 때 언급했던 ‘어벤져스’보다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더 닮았다. 무륵과 고양이 인간 우왕(신정근)·좌왕(이시훈), 두 도사의 허허실실한 모습이 ‘가오갤’의 캐릭터들을 떠올리게 한다. 주요 캐릭터들간 인연과 감정이 1부보다 끈끈해지는 와중에 불쑥불쑥 웃음이 터져 나오는 감정의 완급조절도 유사하다.
다만 현재와 과거, 지구와 우주 등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뒤섞은 복잡한 설정은 2부에서도 유지될 수밖에 없다. 이야기의 어지러움이 2부에서 정리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영화가 다소 길어졌더라도 1, 2편을 응축하는 한편이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넷플릭스, 티빙에서 1부를 보고 호응했던 관객들을 얼마나 극장으로 끌고 올 수 있느냐에 2부의 성패가 달려있다. 10일 개봉.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