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학전 대표의 최근 모습. 뒤로 김광석 노래비가 보인다. 학전 제공
경영난과 김민기 대표의 건강악화로 내년 3월15일 문을 닫기로 했던 대학로 공연문화의 산실 소극장 ‘학전’이 명맥을 이어나가게 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공간을 재정비한 뒤 청소년과 가수 등을 위한 공연무대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8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문화예술 3대 혁신전략, 10대 핵심과제’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청소년극이나 가수들 무대로 만들어달라는 (‘학전’ 대표) 김민기 선생의 말씀도 있었다”며 “‘학전’을 이끌어온 분의 의향을 존중하도록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화예술위원회가 현재 학전 공간을 임대해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날 “정병국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29일 김민기 대표 및 건물주 쪽과 함께 만나 임대차계약 및 향후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임차계약이 끝난 뒤 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학전을 새 단장할 방침이다. 운영은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만들고 부른 가수 김민기가 1991년 3월15일 세운 학전은 한국 소극장 문화의 상징이다. 수많은 가수들이 이곳에서 발돋움했고, 김광석은 1천회 공연을 했다. 1994년 초연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통해 배우 설경구·김윤석·황정민·장현성·조승우 등을 배출했고, ‘고추장 떡볶이’ 등 어린이극도 수많은 어린이 관객을 만나왔다.
학전의 폐관을 아쉬워하는 가수와 배우들은 지난 5일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결성해 내년 2월28일부터 폐관 전날인 3월14일까지 릴레이 공연을 할 예정이었다.
임석규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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