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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인 서울’ 이동욱 “영화 찍으며 지난 연애 돌아봤죠”

등록 2023-11-22 08:00수정 2023-11-22 14:12

29일 개봉
영화 ‘싱글 인 서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싱글 인 서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3가구 중 하나는 1인 가구인 시대. 20~30대의 절반 이상이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2020년대의 연애는 어떤 질감일까.

랜선(PC통신)으로 사랑에 다가가는 세대의 탄생을 알린 ‘접속’(1997) 이후 ‘시라노:연애 조작단’(2010), ‘건축학 개론(2012)’ 등 흥행작으로 로맨스 명가라는 별명을 얻었던 명필름이 이번에는 ‘대도시의 사랑법’을 영화로 담았다. 29일 개봉하는 ‘싱글 인 서울’은 연애는 하고 싶지만 혼자가 더 편하고, 상대방에게 가슴 설레지만 내 시간, 내 공간은 내어주기 망설여지는 요즘 세대의 싱거운 듯 달달한 연애담이다.

학원 논술 강사이자 소셜미디어에서 감각적인 사진과 글로 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영호(이동욱)는 서울의 싱글 라이프에 대한 책 저술 제안을 받는다. “나한테 딱 맞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라고 굳게 믿는 영호와 달리 담당 편집자 현진(임수정)은 서점 직원이 인사치레로 준 컵 두개가 고백이라고 착각하는 연애 미숙자다. 책 속 문구에 ‘싱글이라서 좋은’과 ‘싱글이라도 좋은’ 문구를 두고 승강이를 벌이며 삐걱삐걱하던 둘은 서로의 차이에서 자신의 빈구석을 확인해간다.

영화 ‘싱글 인 서울’에서 주인공 영호 역을 연기한 배우 이동욱.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싱글 인 서울’에서 주인공 영호 역을 연기한 배우 이동욱.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여기까지는 알콩달콩하고 사랑스러운 로맨틱 가도를 달려가는 것 보이지만 ‘싱글 인 서울’은 속도를 줄이고 영호의 과거를 플래시백하며 낯선 길로 빠져나간다. 작가를 꿈꾸던 대학 시절 영호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만난 주옥(이솜)과의 첫사랑이 지리멸렬해지면서 헤어진다. 그리고 연애의 실패를 반복한다. 영화는 영호의 시선으로 당시 주옥과 읽었던 책, 둘이 했던 데이트, 주옥이 준 상처 등을 보여줬다가 극 후반 주옥의 기억으로 당시의 시간을 복원한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였지만 서로가 기억하는 내용은 정반대라고 할 만큼 달랐던 것. ‘싱글 인 서울’의 핵심은 투잡, 인플루언서, 소셜미디어 등 대도시 연애의 감각적 풍경을 포착하는데 머물지 않고 착각과 왜곡, 오해라는 연애의 본질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미숙함으로 빚어지는 실패와 상처라는 점에서 영호는 ‘건축학 개론’의 승민(이제훈)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

2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동욱은 영화에서 기억의 왜곡에 대해 다룬 부분에 가장 큰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 지난 내 연애를 돌이켜보게 되더라”면서 “나 좋은 쪽으로만 기억을 하고 있었을 텐데 객관적으로 보면 영호처럼 어른스럽지 못하고 찌질해 보이는 모습이 있었을 거다. 영호가 반복해 상처를 입고 마음에 벽을 쌓아나가며 혼자가 좋다고 생각하게 된 시작점이 첫사랑에 대한 기억의 왜곡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싱글 인 서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싱글 인 서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호만큼이나 오랜 싱글 라이프에 익숙해졌다는 그는 “친구들과 즐겁게 술 한잔을 하고 집에 오면 허전하기 보다는 혼자 있는 게 또 너무 편하다는 생각을 한다. 연애는 내 시간과 공간, 감정을 나누는 일일 텐데, 누군가와 이런 것들을 공유했으면 바람과 좀 외로워도 혼자가 편하고 안락하다는 생각 사이를 나 역시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면서 영화 속 영호의 삶에 공감을 표했다.

이동욱은 연애와 결혼에 무관심하고 소극적인 요즘 세대가 이기적이라거나 너무 소심하다는 기성세대의 진단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연애를 하려면 마음이든, 시간이든, 경제적이든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갖기에는 너무 빡빡한 삶을 살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하면서 “왜 일단 나부터 챙겨야 한다는 조급함이나 불안함을 가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사회가 헤아려주고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려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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