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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발리우드 주인공 같아…박서준, 짧은 등장시간에 묘한 존재감

등록 2023-11-08 14:03수정 2023-11-09 02:24

8일 개봉 ‘더 마블스’

마블스튜디오의 거듭되는 추락과 함께 한국의 마블팬들이 ‘더 마블스’를 근심했던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예고편에 스쳐 지나가는 어색한 긴 머리와 유출된 비공식 스틸 사진의 이상한 코스튬은 이 작품에서 ‘얀 왕자’로 할리우드 신고식을 한 박서준에 대한 우려를 불러왔기 때문.

이 궁금증부터 풀자면 박서준은 소문대로 짧은 시간 나왔고 첫 등장은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다. 오래전 적들과 싸우다가 얀 왕자와 형식적인 결혼을 했던 캡틴 마블(브리 라슨)은 다시 위험에 빠진 알라드나를 구하기 위해 얀 왕자를 찾아간다. 알라드나족은 언어가 노래인 종족. 만나자마자 캡틴 마블과 다짜고짜 춤을 추며 노래로 근황을 확인하는 박서준의 모습은 할리우드보다는 발리우드의 주인공 같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얀 왕자는 2개 국어를 한다는 설정으로 노래를 대화로 바꾸며 더 마블스를 돕고 뒤에는 미즈 마블(이만 벨라니)을 구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짧은 등장시간에 비하면 작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박서준이 엔딩 크레디트에서 전체 등장인물 가운데 7번째로 이름을 올린 이유다.

‘더 마블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더 마블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두 번의 개봉 연기와 재촬영 소문, 연이어 터져 나온 마블스튜디오의 위기 신호 속에서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페이즈5의 세 번째 영화 ‘더 마블스’가 8일 개봉했다. ‘더 마블스’의 가장 큰 미덕은 역대 엠시유 영화 가운데 가장 짧은 105분의 러닝타임이다. 비꼬는 게 아니다. 마블 영화의 러닝타임이 점점 길어지고 지난해 개봉한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는 무려 2시간 40분에 이르면서 불필요하게 이야기가 늘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우주에서 외롭게 지내던 캐럴 댄버스(캡틴 마블의 본명)는 초능력을 쓸 때 자신의 위치가 바뀌는 경험을 한다. 알고 보니 자신의 오랜 친구 딸인 모니카 램보(테요나 패리스), 캡틴 마블의 열혈팬인 여고생 카말라 칸(미즈 마블 본명)이 각자 초능력을 발휘할 때 에너지가 연결되면서 우주, 우주정거장, 지구에 발붙이고 있던 각자 위치가 뒤죽박죽되고 있던 것.

캡틴 마블과 팀을 이루게 되는 모니카 램보와 미즈 마블은 이번 영화에 처음 등장하는 캐릭터다. 둘이 초능력을 가지게 된 전사는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완다 비전’과 ‘미즈 마블’에 각각 상세히 나온다. 반면 영화에는 짧게 소개돼 건너뛰는 느낌이 든다. 관객에 따라 평가는 엇갈리겠지만 ‘캡틴 마블’ 제작진은 전사를 설명하며 러닝타임을 늘릴 것인가, 과감하게 거둬내고 빠르게 직진할 것인가에서 후자를 선택했다.

영화 초반 세 명이 자신도 모르게 계속 위치 이동을 하면서 액션과 웃음을 쏟아놓는다. 이에 비해 셋이 한팀을 이뤄 미즈 마블의 에너지 뱅글을 뺏으려는 빌런 다르-벤(자웨 애쉬튼)과 맞서는 액션은 큰 임팩트를 남기지는 않는다.

빌런 역시 매력이 없다. 대신 오해가 얽혀 멀어졌던 모니카 램보와 캡틴 마블, 강아지처럼 캡틴 마블을 따르는 천방지축의 미즈 마블이 서로 친해지고 원팀이 되어가는 과정이 잔재미를 준다. 특히 말썽꾸러기 고양이 구스와 새끼들이 곤경에 빠진 우주 정거장 대원들을 구하는 장면은 뜻밖에 ‘캡틴 마블’의 백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삐딱선 개그를 차용한 듯한 이 장면은 페이즈5의 유일한 히트작 ‘가오갤3’의 여운을 호출한다. 첫 번째 쿠키 영상에는 나락에 빠진 엠씨유의 구원투수로 등판 시기가 점쳐지던 또 다른 캐릭터 유니버스와의 연결지점이 등장한다.

‘더 마블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더 마블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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