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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대산문학상에 시 김기택, 소설 현기영, 희곡 이양구

등록 2023-11-06 14:59수정 2023-11-06 18:59

번역은 ‘고래’ 독일에 소개한 마티아스·박경희
올해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김기택, 소설가 현기영, 극작·연출가 이양구(사진 왼쪽부터).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올해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김기택, 소설가 현기영, 극작·연출가 이양구(사진 왼쪽부터).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올해 대산문학상에 김기택(66)의 시집 ‘낫이라는 칼’과 현기영(82)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가 선정됐다. 희곡 부문에선 이양구(48)의 ‘당선자 없음’이 뽑혔다. 이들에겐 공모 지원을 통한 해외 번역출판 기회와 상금 5천만원씩이 제공된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2022년 8월부터 올해 7월 사이 출판된 단행본 일체를 심사해 31회 대산문학상의 수상자 및 작품을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번역 부문에선 천명관 작가의 소설 ‘고래’를 독일어권에 소개(제목 ‘Der Wal’)한 부부 번역가 마티아스 아우구스틴(55)과 박경희(54)씨가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시집 ‘낫이라는 칼’을 두고 “오늘의 현실에 맞서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는 지적 생명의 노력을 진보시키고 있으며 미적 완성의 최고도를 향해 솟아오른 점”, 소설 ‘제주도우다’(전 3권) 경우 “제주의 신화와 설화의 소용돌이를 현재적으로 되살리고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 해방공간에 이르기까지 제주 삶의 실상과 역사를 종횡으로 넘나들면서 4·3의 비극을 넓고 깊게 해부한 점”을 선정 사유로 꼽았다. 2년에 한번씩 선정되는 희곡 부문의 ‘당선자 없음’은 “사회성과 작품성의 조화에서 빼어난 균형감을 찾고 있으며, 현실참여적 희곡 문학의 빼어난 모범을 보여줬다”고 평가받았다.

시 부문 최종심엔 손택수, 황유원, 황인찬 시인의 작품이 함께 올랐고, 소설 부문엔 정영선, 정지아 작가, 희곡에선 김민정, 정진세, 한현주 작가 등의 작품이 최종 논의됐다.

이날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기택 시인은 “놀라울 만큼 젊은 시인들 작품이 많이 나오는데 상대적으로 나의 작품이 읽힐 만한가, 스타일이 굳어진 것이 아닌가 의식하게 되며 겉으론 즐겁지만 안으론 두려움이 있다”며 “지금까지 써온 틀에서 벗어나라는 뜻으로 상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시집은 코로나19 시절의 ‘육화’답게, 시인은 “외로울 틈이 없는 지금 코로나 팬데믹이 가끔 그리워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설가 현기영은 “젊은 작가들이 받아야 하는데 이 나이에 상을 받아 면구스럽다”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하지만) 한때 가장 참혹한 비극을 겪었던 섬을 버릴 수 없어 지금까지 껴안고 왔다”며 “내게 상을 준다기보다 대한민국의 중요한 역사를 인정해준 것 같고, 4·3(주제의) 문학이 순문학으로 인정받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백상연극상도 받은 이양구 작가는 “사람이 죽으면 애도하는 게 정서인데 현재 우리 사회는 정치, 사회 집단, 친소, 가족 관계까지 관련해 다 쪼개진 채 그러질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사회에 만연한) 공정의 기준을 돌아본다는 취지로, 지금 상실된 ‘균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며 썼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공연계 종사자로서, 그 기간 닫힌 극장 밖 산들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는 “코로나를 통해 다른 의미의 강력한 사회 검열이 존재함을 알게 됐다. 극장이 폐쇄되고, 공연이, 축제가 통치권력에 의해 너무 쉽게, 일방적으로 중단 결정되고 지침이 내려오는 것에 대해 사회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문제제기하면 이상하게 여겨지는 걸 경험했다”고 말했다. ‘당선자 없음’은 해방공간 제헌 과정을 배경으로, 법과 제도, 노동현실, 검열 등의 사회 쟁점을 형상화했다.

글·사진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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