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홍익대 인근 윤형빈 소극장에서 열린 ‘개그콘서트’ 시사회 모습. 한국방송 제공
한국방송2(KBS2)가 11월 승부수를 던진다. 21년간 방영하며 코미디 프로그램의 새 역사를 쓴 ‘개그콘서트’를 중단 3년 만인 오는 11월12일 재개한다. 지난해 동물 학대로 논란이 된 ‘태종 이방원’ 이후 소식이 없던 대하 사극도 11일 시작한다. 개그와 사극에서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일요일에 웃을 준비 ‘개그콘서트’
돌아오는 ‘개그콘서트’(일 밤 10시25분)는 100% 공개 코미디 형식으로 진행한다. 전야제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15일 서울 홍익대 인근 윤형빈소극장에서 특별 시사회를 열고 야심 차게 준비한 꼭지(코너)들을 공개했다. ‘금쪽유치원’ ‘대한결혼만세’ 등 총 10개로, 재치 넘치는 설정부터 현실 공감 부르는 소재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져쳤다. 박성호, 정범균, 송영길 등 전성기를 이끈 선배들과 홍현호, 김시우, 임선양, 임슬기 등 후배들이 호흡을 맞췄다.
‘개그콘서트’는 형식을 뒤집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색깔을 그대로 가져간다. 1999년 탄생 때처럼 티브이 코미디를 살려야 하는 무게도 다시 짊어졌다. 최근 ‘코미디 빅리그’(tvN)가 폐지되면서 ‘개그콘서트’는 티브이에서 선보이는 유일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됐다. 유튜브에 자극적인 영상들이 쏟아지는 시대에 제 색깔을 가져가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승부수가 될 수도 있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김상미 책임피디(CP)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 ‘웃으실 일’만 남았다. 대한민국 코미디의 미래를 이끌어갈 ‘개콘’ 출연진을 응원해달라”고 했다.
‘고려 거란 전쟁’은 전쟁 장면에 특히 공을 들였다. 한국방송 제공
■ 토·일엔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
‘개그콘서트’ 공개 하루 전인 11월11일에는 대하 사극이 찾아온다. ‘사극 명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불꽃을 지필 선수로 ‘고려 거란 전쟁’(토·일 밤 9시25분)을 택한 것부터 달라진 면모다.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다. 치열한 전쟁이 배경이다. 40만 거란군에 맞선 수성전부터 광활한 대평원에서 맞붙는 대회전까지 거란의 2차 침략부터 마지막 6차 침략까지 전쟁 장면이 다양하다.
방송사의 가세가 기울면서 고정 출연자가 많은 대하 사극은 늘 폐지가 거론됐고, 특히 여러 명이 동원되는 전쟁 장면이 서서히 사라졌다. 제작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에는 “30만명이 한날 한 장소에 모여 치른 귀주대첩을 최첨단 기술력을 동원해 장엄한 규모로 제작하는 등 전쟁 장면에 특히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대하 사극에서 익숙한 고려를 소환해 현종과 강감찬의 관계에서 바라보고, 한국방송 사극에 여러 번 출연해 타율이 높은 최수종과 사극에서 낯선 얼굴인 김동준의 호흡도 기대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