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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정국의 아찔한 성공, 형들이 자랑스러워할 거야

등록 2023-10-07 08:00수정 2023-10-07 12:48

빅히트 뮤직 제공
빅히트 뮤직 제공

꿈을 일찍 이룬 소년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방탄소년단(BTS) 막내 정국이 자주 떠올렸을 법한 질문이다. 2011년 14살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현 빅히트 뮤직)에 들어온 연습생 전정국은 2013년 방탄소년단의 막내 멤버로 데뷔한 후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팝 역사상 가장 성공한 보이 밴드(아이돌 그룹)의 일원으로서, 가수가 되고 싶은 소년이 감히 꿈꿀 수 있는 최대치를 이뤄버린 것이다.

법적으로 성년이 된 후에도 아찔한 성공은 이어졌다. 방탄소년단은 케이팝의 정점이자 팝계의 슈퍼스타 지위를 한번도 내려놓은 적 없다. 스트리밍 횟수, 공연 관객 수, 앨범 판매량 등 어떤 기준을 들이대도 그들은 늘 최고였다. 그러나 최근 정국이 거두고 있는 성공은 사뭇 낯설다. 좋은 쪽으로.

정국의 솔로 활동을 처음부터 정리해보자. 2016년 티브이(TV)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불렀던 ‘아임 인 러브’를 제외하면 그가 처음으로 혼자만의 작업물을 선보인 시점은 2020년이다. 자작곡 ‘스틸 위드 유’를 팬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공개했다. 상당한 수준의 작사·작곡 솜씨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인데 완성도를 높여 지난 7월 정식 음원으로 발매했다. 개인적으로는 재즈의 영향이 곳곳에 녹아 있어서 무척 의외였다. 방탄소년단 판타지 웹툰의 주제가 ‘스테이 얼라이브’도 정국이 솔로로 불렀다. 프로듀서는 슈가. 여기까지는 본격적인 솔로 활동이라고 하긴 어렵다.

지난해 6월 찰리 푸스의 ‘레프트 앤드 라이트’에서 피처링을 맡으면서 솔로 가수 정국으로 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이 노래는 정국에게 무척 큰 의미를 갖는데, 방탄소년단 활동을 하면서 정국이 좋아했던 가수가 찰리 푸스여서다. 같이 작업하기를 염원해왔는데, 아득하게만 보였던 소년의 꿈이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카타르 월드컵 주제가 ‘드리머’를 불렀다. 전세계 축구팬이 지켜보는 개막식 무대에서도 형들 없이 거뜬하게 단독 공연을 펼쳤다. 생방송으로 공연을 보는데 오랜 팬으로서 대견한 마음과 서운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이제 혼자서도 잘한다는 거지? 다 컸다는 거냐? 칫.

그리고 마침내 지난 7월 정국의 공식 솔로 곡 ‘세븐’이 공개되었다. 매일매일 연인 곁에 있고 싶은 귀여운 연하남(뮤직비디오 상대가 한소희)의 마음을 담은 사랑 노래로, 나오자마자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차트 1위,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명백하게, 지금까지 방탄소년단 솔로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큰 성공이다. 그는 보이 밴드 막내로 쌓아 올린 이미지를 가져가는 동시에 새로운 변화도 과감하게 시도했다. 뒤늦은 성년 선언이랄까. 수정한 클린 버전이 아닌 원래 가사를 보면 외설적인 표현이 적나라하게 들어 있어 국내 음원 플랫폼에서는 19살 이상만 들을 수 있을 정도다. 성인(?) 버전의 주인공은 귀엽지 않다. 형들한테 힘자랑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빅히트 뮤직 제공
빅히트 뮤직 제공

‘세븐’의 엄청난 성공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하려는 듯, 두달도 안 되어 후속곡 ‘3디(D)’를 발표했다. 5일 기준으로 일주일밖에 안 지났는데 반응이 심상치 않다.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전체 1위에 미국,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등 100개 나라에서 스트리밍 1위다. ‘세븐’에 비해 훨씬 더 ‘댄서블’해졌다. 뮤직비디오도 남친이 여친 쫓아다니는 모습이 잔뜩 담겼던 ‘세븐’과 달리 우리가 익히 알던 춤꾼 정국의 모습을 강조했다. 이번에도 클린 버전을 따로 만들고 원래 버전의 가사가 꽤 적나라한 걸 보면 솔로 가수 정국의 성년 선언이 실감 난다.

이 노래는 라이브 퍼포먼스 뮤직비디오도 공개했다. 정국을 알고 싶다면 찾아보길 권한다. 안무 영상인데도 직접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며 춤추는 정국을 보고 있으면, 일단 폐활량에 놀라고 정확한 음정에 놀라고 댄서들과의 호흡에 놀라게 된다. 타고난 체력과 재능에 피 땀 눈물 어린 노력 없이는 만들 수 없는 결과물이다. 랩 파트가 끝나면 정국이 화면 귀퉁이로 빠지고 댄서들을 중심에 잡아주는 장면이 나온다. 작업에 참여한 스태프를 불러 함께 춤추며 끝났던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의 잔잔한 감동이 되살아난다. 그렇지. 좋은 건 계속되어야지.

정국은 스포티파이에서 두 곡이 전체 스트리밍 1위를 한 유일한 한국 가수가 됐다. ‘세븐’에 이어 ‘3D’가 빌보드 정상에 오르면 두개의 빌보드 1위 곡을 가진 유일한 한국 가수도 된다. 한 번이라도 빌보드 1위를 해 본 한국 솔로 가수도 정국과 지민밖에 없다. 와우, 정말 순식간에 팝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 가수가 된 것이다. 놀랍게도 이게 끝이 아니다. 오는 11월 솔로 앨범 ‘골든’을 발매한다. 앨범 타이틀은 ‘황금 막내’라는 별명에서 갖고 온 것으로 짐작되는데 방탄소년단 일원이라는 인장을 스스로 찍은 것 같아 흐뭇하고 기특하다. 모두 11곡이 수록되는 첫 정규앨범에 대해 정국은 자기 목소리로 할 수 있는 음악은 다 해 보겠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꿈을 너무 일찍 이뤄버린 소년은 어른이 되어 더 큰 꿈을 품은 듯하다. 방탄소년단이 얼마나 성공할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던 것처럼, 솔로 가수 정국이 거둘 성공도 가늠이 안 된다. 팬으로서 그의 춤과 노래를 즐기며 응원할 뿐. 다시 완전체 방탄소년단이 돌아올 때까지, 힘내라 황금 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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