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사흘간 충청과 경북 등에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16일 충남 공주시 금성동 공산성(사적 12호)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공주에는 지난 14일 오전 4시부터 호우경보가 발효 중이다. 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충남 공주·부여 등 백제역사유적지구를 비롯해 국가 보물과 천연기념물 등 문화유산의 집중호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문화재청은 16일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국가 문화유산 피해가 34건으로 집계(오후 5시 기준)됐다고 밝혔다. 보물 1건, 사적 19건, 천연기념물 5건, 명승 5건, 국가민속문화재 5건, 등록문화재 1건 등이 비바람에 훼손됐다.
특히 집중호우 피해가 몰린 충청 지역 문화유산이 크게 훼손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한 곳인 공주 공산성(국가사적)은 만하루 누각 일대가 물에 잠겼다. 성벽 일부도 무너졌고 금서루 아래 쪽은 토사가 유실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구석기 유적인 금강 인근 공주 석장리 유적(국가사적)도 침수됐다. 부여에서는 왕릉원(국가사적) 서고분군 2호분의 봉분 사면이 일부 무너진 데 이어, 백마강 남쪽 부소산성(국가사적)의 군창지 경계가 훼손됐고, 19세기 건물인 여흥민씨 고택(중요민속문화재)도 행랑채 외벽이 파손됐다. 국립공주박물관은 유물보호를 위해 15일부터 휴관에 들어갔다.
다른 지역의 경우 전남 영광 신천리 삼층석탑(국가지정보물)의 석축과 경기 화성 당성(국가사적)의 성벽 일부가 무너졌고, 경북에서는 문경새재, 봉화 청암정과 석천계곡(이상 국가명승), 안동 하회마을(국가민속문화재) 등도 피해를 입었다. 전북 익산 나바위성당(국가사적)은 나무가 쓰러져 출입이 통제됐다.
집중호우에 국가 유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보물 ‘영광 신천리 삼층석탑’ 피해 현황. 문화재청 제공
지역별 문화유산 피해 건수는 경북 8건, 충남 7건, 전남 6건, 전북 4건, 강원 3건, 충북 2건, 서울·경기·부산·광주 각 1건으로 나타났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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