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한번은 만나야 하는 ‘골칫거리 장마’가 내일부터 찾아온다. 기상청 발표를 보면, 24일 밤 제주를 시작으로 비가 내려 25일 전국적으로 확대된다. 올해도 폭우가 예상된다. 지난해 7~8월 기록적인 폭우에 수십명이 사망하고 다쳤다. 같은 피해를 막으려고 곳곳에서 예방 작업에 나서고 있다. 산림청은 최근 한 달간 산사태 피해가 우려되는 총 3만여 개소를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해 낙석 제거, 배수구 정비 등 응급복구 조치를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도로 배수시설 및 취약구간 사전보수 등 빗길 주행안전선 확보에 나섰다. 보험사들은 빗길 사고와 침수 등에 대비한 상품도 내놓았다. 반지하 건물 예방 조치가 마무리되지 않는 등 여전히 부족한 부분은 보이지만, 가정에서라도 조금 더 신경 써 보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점검을 소개한다.
■ 타이어 마모, 시야 확보 조치 필수!
도로교통공단이 지난 5년(2017~2021년)간 빗길 교통사고를 분석했더니, 전체 교통사고 총 6만9062건 중에서 장마철 7월과 야간 시간대 발생률이 높았다. 빗길에는 도로가 미끄러워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증가하기 때문이다. 장마철 운전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니, 반드시 타이어 마모 상태 점검과 시야 확보 조치는 신경 써서 해두자.
타이어 홈의 마모 한계선은 1.6㎜. 이보다 더 줄었으면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이 좋다. 타이어 공기압도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5~10% 높여둬야 한다. 비가 쏟아지면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낮에도 전조등과 미등을 켜고 운전해야 안전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장마철에 새롭게 등장한 자동차 관련 고민은 전기차. 전기로 충전하는 만큼 감전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손이나 충전기 커넥터가 젖은 상황에서 차량을 충전해서는 안 되고, 침수 시에는 서둘러 시동을 끄고 대피해야 한다. 지난해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되어 인명 사고까지 있었다. 장마 시작 전에 지하시설에는 물막이판과 모래주머니를 배치하는 것도 잊지 말자.
■ 집안 습도 낮추기 대작전!
한 가격비교 서비스 집계를 보면, 올해 5월 제습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대비 145% 증가했고, 판매량은 112% 상승했다. 장마철이 되면 집안 가득한 습기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곰팡이가 피고, 유해충이 발생하고, 빨래가 마르지 않는 등 여러 불편한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심하면 결로현상도 일어난다. 쾌적한 실내환경을 위해서는 상대습도를 40~60%로 유지하는 게 좋다.
제습기가 없다면, 생활 속 지혜로 피해를 조금은 줄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젖은 의류를 오래 두지 않는 것이다. 땀이나 물기 있는 수건과 의류는 바로 세탁해야 한다. 수건이나 냄새가 심한 의류는 한 번 삶은 뒤 세탁하면 냄새와 곰팡이 제거에 좋다. 세탁기 삶음 기능을 이용하자. 세탁할 때 베이킹소다, 헹굴 때 구연산을 첨가하면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
옷을 보관할 때는 옷걸이에 신문지를 걸어 옷 사이사이 넣어두면 습기를 제거할 수 있다. 접어놓은 옷이나 패딩 주머니 속에 습기제거제를 넣어도 도움이 된다. 옷을 접어 쌓아둘 경우 같은 섬유끼리 모아 둬도 습기로 인한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신발도 습기에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신발이 젖은 경우 물기를 닦아내고 신문지를 넣어 흡수시킨 뒤, 구멍이 난 비닐에 넣어 드라이기로 말려주자. 신발 속에 신문지를 넣어 보관하고, 신발장에 바싹 말린 커피 찌꺼기 등을 두면 좋다.
■ 꿉꿉한 기분 날리는 일상 노하우
한 온라인 할인 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장화와 우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견줘 각각 194%, 136% 뛰었다. 우의는 79%, 스포츠 슬리퍼 59%, 젤리슈즈 39%. 최근에는 장마철에 착용하면 좋은 샌들이나 레인 코트 등을 활용해 실내에 들어갔을 때 꿉꿉한 기분을 줄이는 이들이 많다. 장화가 여전히 인기지만, 요즘에는 신발을 감싸는 방수커버도 많이 사용한다. 신발을 신고 그 위에 투명 비닐로 된 신발을 한 번 더 신는 셈이다. 실내에서는 방수 커버를 벗으면 되어, 장마철에도 흰 운동화를 신을 수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