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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툴 플레이어’ 브루노 마스, 5만 관객 마음까지 사로잡다

등록 2023-06-18 14:04수정 2023-06-18 14:29

17일 두번째 내한공연 현장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17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17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야구에 ‘파이브(5) 툴 플레이어’라는 말이 있다. 타격 정확도, 장타력, 주루, 수비, 송구 등 5가지 능력을 두루 갖춘 만능선수를 일컫는다.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는 음악계의 ‘파이브 툴 플레이어’라 할 만하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이후 가창력, 춤, 작사·작곡, 연주, 무대 퍼포먼스 등 5가지 능력을 모두 갖춘 아티스트로 평가받는다. 17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브루노 마스의 두번째 내한공연은 바로 그 5가지 능력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저녁 8시, 무대를 가리고 있던 하얀 천이 내려오면서 모습을 드러낸 브루노 마스가 첫 곡 ‘24케이(K) 매직’을 부르기 시작하자 무대 위로 불꽃이 터졌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5만여명의 관객들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반가움을 나타냈다. 화려한 무늬의 붉은 셔츠와 붉은 바지를 입고 머리띠를 한 브루노 마스는 코러스 겸 백댄서들과 함께 리듬에 올라타는 군무를 펼치며 노래했다.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17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17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첫 곡을 마친 그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영어로 “여기 오기까지 먼 길을 돌아왔다”고 했다. 9년 만에 다시 온 걸 염두에 둔 발언인 듯했다. 그가 2014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 첫 내한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9년 만에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로 17~18일 펼치는 두번째 내한공연은 이틀간 10만여명 규모로 커졌는데도 순식간에 매진됐고, 암표까지 기승을 부렸다. 높은 경쟁률을 뚫은 관객들을 향해 브루노 마스는 “오늘 밤 함께 춤추고 노래하자”고 말했다.

히트곡 ‘트레저’를 부르자 관객들 모두 손을 흔들며 ‘떼창’하기 시작했다. 그라운드석 관객들이 스탠딩 공연처럼 내내 일어서 있는 바람에 바닥에 깔린 의자는 무용지물이 됐다. 브루노 마스는 형형색색 조명을 배경으로 화려한 쇼 무대를 연출했다. 백댄서·코러스·연주자와 무리를 이뤄 추는 군무는 케이(K)팝의 칼군무와 다른 느낌의 그루브와 흥을 선사했다.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17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17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자신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던 트래비 맥코이의 곡 ‘빌리어네어’를 부를 땐 직접 기타를 연주했다. ‘빌리어네어’에 앞서 블루스 느낌 짙은 기타 솔로를 연주할 때는 로커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팝부터 펑크(funk), 솔, 레게, 힙합, 록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전천후 음악인이다.

한국 관객을 위한 서비스에도 충실했다. 가사 중간에 ‘코리아’를 넣거나 한국말로 “재밌어요?”라고 물으며 관객들 반응을 유도했다. 좋아하는 이에게 전화해 애원하는 내용의 ‘콜링 올 마이 러블리스’를 부를 때는 한국말로 “보고 싶어요”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대표곡 ‘댓츠 왓 아이 라이크’, ‘매리 유’ 등이 나올 때 거대한 ‘떼창’으로 화답했다.

직접 피아노를 치며 여러 곡을 메들리처럼 부르는 순서도 마련했다. 시 로 그린의 ‘퍽 유’ 등을 부르던 그는 “제 인생을 바꾼 노래”라고 소개한 뒤 ‘나싱 온 유’를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는 2010년 래퍼 비오비의 히트곡인 이 노래를 작곡하고 보컬 피처링으로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데뷔 앨범을 내고 ‘저스트 더 웨이 유 아’ 등을 히트시키며 세계적인 팝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한국계 앤더슨 팩과 결성한 듀오 실크 소닉의 히트곡 ‘리브 더 도어 오픈’도 들려줬다.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17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17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피아노에서 일어난 그가 2집 히트곡 ‘웬 아이 워즈 유어 맨’과 ‘록드 아웃 오브 헤븐’을 부르자 공연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그라운드석은 물론 2층과 3층 관객들까지 모두 일어나 춤추고 노래했다. 본공연 마지막 곡 ‘저스트 더 웨이 유 아’는 화룡점정이었다. 브루노 마스는 마이크를 아예 객석으로 돌렸고, 5만여 관객은 한목소리로 노래했다. ‘떼창’의 여운을 뒤로하고 브루노 마스는 사라졌다.

이대로 끝날 리 없었다.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다시 나온 브루노 마스는 ‘업타운 펑크’를 부르기 시작했다. 영국 디제이 마크 론슨의 곡에 그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던 2014년 히트곡이다. 단숨에 거대한 클럽으로 변한 올림픽주경기장 위로 불꽃이 터졌다. 관객들은 탄성을 지르며 마지막 호사를 누렸다. 브루노 마스와 관객들이 함께 만들어낸 깊고 뜨거운 울림은 좀처럼 잦아들 줄을 몰랐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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