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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해리슨 포드 “나이 든 인디아나 존스와의 행복한 작별”

등록 2023-06-18 11:31수정 2023-06-19 02:33

인디아나 존스’ 40년 단 하나 얼굴
“긴 시간, 나이든 모습 보여줘야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
42년간 이어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새 영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로 돌아온 해리슨 포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42년간 이어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새 영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로 돌아온 해리슨 포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인디아나 존스’는 한세기를 넘긴 할리우드 영화에서 명멸한 수많은 히어로 가운데 가장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한 역대 히어로 2위, 영국 <토털 필름 매거진>이 뽑은 히어로 1위, 미국 <엠파이어>가 선정한 영화사상 최고의 캐릭터 1위 등의 순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 선정들에서 인디아나 존스에게 밀린 ‘제임스 본드’는 하나의 캐릭터지만 누군가에게는 숀 코너리의 얼굴로, 다른 이에게는 로저 무어나 피어스 브로스넌 또는 대니얼 크레이그의 얼굴로 떠오른다. 슈퍼맨이나 배트맨 역시 세대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인디아나 존스는 1981년 <레이더스>로 처음 등장한 뒤 40년이 넘은 지금까지 단 하나의 얼굴로 남은 히어로다. 오는 28일 개봉을 앞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에서 극 중 칠순의 히어로로 돌아오는 해리슨 포드(80)다. <레이더스>가 세상에 나온 지 42년 하고도 나흘이 지난 16일(1981년 6월12일 미국 개봉), 해리슨 포드와 제임스 맨골드 감독을 화상으로 만났다.

팬들은 영웅의 화려한 귀환에 설렜지만 영웅이 보여주고 싶었던 건 나이 듦, 그리고 그에 걸맞은 마무리였다고 한다. “시리즈 새 작품에 대한 욕심은 저도 (4편까지 연출을 맡은) 스필버그도 계속 가지고 있었어요. 새 영화가 나온다면 캐릭터가 나이 든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죠. 긴 시간이 그에게 남긴 변화와 나이 듦을 인정하는 스토리가 돼야 프랜차이즈의 마무리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필버그와 논의하며 시나리오를 개발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각자의 작품에 몰두하다가 10년이 훌쩍 지났다. 그리고 마침내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두 사람의 마음에 꼭 드는 시나리오를 들고 왔다.

“처음에는 20분이나 이어지는 오프닝 시퀀스를 대본으로 보면서 (이전 작품들과 비슷한 게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어요. 배경도 2차대전 말기인 1944년이었고요. 하지만 다음 신에서 달 착륙 기념 퍼레이드를 하는 1969년으로 전환돼요. 과학이 진일보하고 사람들은 미래만 바라보는 세상이 온 거죠. 인디아나 존스는 과거가 진실의 원천이라고 믿는 사람인데 그가 퇴물이 됐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 구조가 아주 환상적이었죠.”

<운명의 다이얼>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지루하고 한물간 교수로 권태로운 수업을 하다 은퇴한 뒤 부스스한 머리로 소파에 앉아 하루를 보내는 인물로 등장한다. <레이더스>에서 교수인지 도굴꾼인지 헷갈릴 정도로 껄렁껄렁하면서도 섹시한 명민함이 빛났던 인디아나 존스는 오간 데 없다. 세월의 무상함이 온몸에 밴 존스 박사를 소파에서 일으켜 모험의 세계로 떠미는 건 옛 동료의 딸이자 자신의 대녀인 헬레나 쇼(피비 월러브리지)의 도발이다. 이번 작품에서 존스 박사를 끌고 가는 보물이 시간의 틈을 찾아 이동하게 하는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인 것도 해리슨 포드가 원했던 주제의식과 맞아떨어진다.

각본에 참여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인디아나 존스도, 제임스 본드도, 이단 헌트(<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주인공)도 나이 들지만 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 나이 듦은 회피되거나 극복되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은 시간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기면서 긴 세월이 인디아나 존스에게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시리즈의 피날레 유물로 적합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팔순의 해리슨 포드는 이번 작품에서도 기차 지붕 위를 달리고 채찍을 휘두르며 동굴에서 굴러떨어지는 액션을 연기했다. 그가 “액션 연기는 언제나 재밌다”며 “때로는 너무 힘들고 위험하기도 해서 내가 하겠다고 우겨도 못 하게 했다. 그때마다 화를 냈다”고 말하자 맨골드 감독이 “규칙이 있다고요, 그게 규칙이었어요”라고 웃으며 대꾸했다.

포드의 말처럼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이제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이야기”, 즉 현대의 클래식이 됐다. 그는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오락적인 요소 안에서 인간에 대한 탐구를 담은 보편적 주제의 이야기라 오랜 세월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인디아나 존스는 이제 작별을 고하지만 히어로 해리슨 포드는 진행형이다. 지난해 그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캡틴 아메리카: 뉴 월드 오더>에 ‘선더볼트 로스’로 캐스팅돼 노익장의 카리스마를 다시 한번 보여줄 예정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16일 한국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난 &lt;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gt;의 해리슨 포드(오른쪽)와 제임스 맨골드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16일 한국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난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의 해리슨 포드(오른쪽)와 제임스 맨골드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lt;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gt;.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lt;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gt;.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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