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 아라가야의 지배수장들이 묻힌 무덤으로 보고있다. 문화재청 제공
영남과 호남 지방 곳곳에 흩어진 4~6세기 가야시대 무덤떼들의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 등재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문화재청은 지난 10일(한국시각) 유네스코의 전문가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 유적 협의회(ICOMOS, 이하 이코모스)가 한국이 신청한 세계문화유산 등재후보 ‘가야고분군(Gaya Tumuli)’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부터 통지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코모스는 각 나라가 등재후보로 낸 자연유산 또는 문화유산들을 사전 조사한 뒤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 중 하나를 골라 세계유산센터를 통해 신청한 나라에 권고하는데, 등재 권고를 받으면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등재후보로 신청한 ‘가야고분군’은 1세기부터 6세기 중엽까지 한반도 남부에 존속했던 작은 나라들을 일컫는 ‘가야’ 권역의 7개 고분군으로 이뤄진 연속유산이다. 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군, 경남 함안 말이산고분군, 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경남 고성 송학동고분군, 경남 합천 옥전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이다.
세계유산 등재권고 판정을 받은 ‘가야고분군’ 7곳의 위치를 보여주는 설명지도. 문화재청 제공
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나중에 신라에 흡수된 비화가야의 유력자들이 묻힌 대형 무덤떼 유적이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코모스는 등재권고의 근거로 “고분군의 지리적 분포, 입지, 고분의 구조와 규모, 부장품 등을 통해 ‘가야고분군’이 주변국과 공존하면서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해 온 ‘가야’를 잘 보여준다”면서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란 점에서, 현존하거나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인 증거라는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등재기준을 충족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9월 10~25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의 세계유산은 16건(문화유산 14건, 자연유산 2건)이 된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도판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