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정준호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 “빚진 마음으로 도움 주겠다”

등록 2023-05-01 11:43수정 2023-05-01 12:12

전국국제영화제 제공
전국국제영화제 제공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저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는 걸 듣고 포기할까 싶기도 했지만 오기가 생겼습니다. 우려를 불식시키고 행동으로 성과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지난해 말 전주국제영화제는 민성욱 부집행위원장과 함께 배우 정준호(53)를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논란을 낳았다.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는 처음인데다 영화제와 인연이 없던 상업영화 배우를 우범기 조직위원장(시장)이 임명하면서 영화인 출신 이사들은 항의의 뜻으로 사표를 던졌다. 29일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전주 영화의거리 카페에서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과 만났다.

“동료라고 할 수 있는 영화인들이 반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상처가 되더라고요. 그동안 내가 잘못 살아왔나 싶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저는 좋은 길, 편한 길만 걸어왔다고 할 수 있으니 그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빚진 마음으로 고생하면서 영화 만드는 후배나 다음 세대에게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하려고 합니다.”

27일 영화제 개막식에서도 밝힌 것처럼 1회부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일해 온 민 위원장은 프로그램과 내부살림을, 정 위원장은 대외협력 부분을 맡는 식으로 역할분담을 했다. 그가 위원장을 맡으며 제일 먼저 시작한 게 영화제 후원회 발족이다. 정 위원장은 “영화제는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돈이 중요하다. 특히 전주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직접 영화 제작 지원을 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한데 전북 도예산은 2억 정도”라면서 “우선 내가 아는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100명 정도 후원회를 꾸렸다. 그 가운데 지금까지 40명 정도를 직접 만나 후원을 요청했고 3억원 정도 모였다. 올해까지 5억원을 채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전북 지역의 영화학도와 청소년들이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쓰고 싶다고 했다.

호텔, 의류 등 직접 사업가로 활동하기도 해온 정 위원장은 “투자가 아닌 후원도, 어려우니까 도와달라고만 하면 받기 힘들다”면서 “억대의 큰돈이 아니라도 이 돈이 영화인에게 가지는 가치와 후원을 통해 영화의 완성에 직접 참여하는 보람을 설득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후원회뿐 아니라 중앙정부 등에서 받는 예산도 증액하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다는 정 위원장은 예산과 자신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이번에 전주를 찾은 다르덴 형제 감독처럼 영화제를 빛나게 하는 거장 감독과 배우들을 게스트로 좀 더 많이 초대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정 위원장이 전주영화제에 합류하기 전 독립영화와 인연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미국 엘에이(LA)에 체류하며 재미교포 여소영 감독의 <스모킹 타이거>를 촬영했다. 뉴욕 트라이베카영화제에서 수상한 단편영화를 영화제 지원을 통해 장편으로 확장한 작품으로 이민 1세대로 험난한 이민 생활 중에 딸과 겪는 갈등과 화해의 이야기다. 정 위원장은 여기서 주인공 아버지 역할을 맡아 주연배우로 오는 6월 트라이베카영화제에도 참여한다. 그는 “드라마 <스카이 캐슬>(JTBC)에서 나를 보고 꼭 캐스팅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에 개런티와 상관없이 흔쾌히 촬영에 임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의미있는 독립영화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전주/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신라왕실 연못서 나온 백자에 한글 ‘졔쥬’ ‘산디’…무슨 뜻 1.

신라왕실 연못서 나온 백자에 한글 ‘졔쥬’ ‘산디’…무슨 뜻

‘정부 대변인’ 유인촌 “계엄 전부터 탄핵 탓 국정 어려워”…계엄 합리화 2.

‘정부 대변인’ 유인촌 “계엄 전부터 탄핵 탓 국정 어려워”…계엄 합리화

환갑의 데미 무어, 젊음과 아름다움을 폭력적으로 갈망하다 3.

환갑의 데미 무어, 젊음과 아름다움을 폭력적으로 갈망하다

중립 기어 밟는 시대, 가수 이채연의 ‘소신’을 질투하다 4.

중립 기어 밟는 시대, 가수 이채연의 ‘소신’을 질투하다

“내가 정치인이냐? 내가 왜?”… 임영웅 소속사는 아직 침묵 중 5.

“내가 정치인이냐? 내가 왜?”… 임영웅 소속사는 아직 침묵 중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