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만달로리안> 시즌3 세번째 에피소드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가능하다면 윤여정 선생님을 ‘스타워즈’ 은하계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재미동포 정이삭 감독이 웃으며 말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만달로리안>과 관련해 17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다. ‘스타워즈’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스핀오프 시리즈 <만달로리안> 시즌3에서 그는 세번째 에피소드 연출을 맡았다. 해당 에피소드는 오는 22일 공개된다.
정 감독은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인 이민자 가족을 그린 영화 <미나리>(2021)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는 등 크게 호평받았다. 한국에서 온 할머니를 연기한 배우 윤여정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만달로리안>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앞으로 또 같이 작업하고 싶은 한국 배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정 감독은 “윤여정 선생님과 다시 한번 작업하고 싶다. 그는 최고의 배우다. 이 기사를 보고 정이삭 감독이 언제나 100% 윤 선생님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답하며 ‘스타워즈’ 세계로의 초대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만달로리안>은 현상금 사냥꾼 딘 자린(페드로 파스칼)과 포스를 다루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그로구가 만나 우주에서 펼치는 여정을 그린다. 2019년 처음 공개돼 2020년 미국 오티티 통합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세계 여러 영화제 59관왕에 올랐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만달로리안>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2019년 <미나리>를 편집하던 시기에 <만달로리안>을 즐겨 봤어요. <미나리>와는 아주 다른 성격의 프로젝트인데도 <만달로리안> 시리즈를 연출하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죠. 거기서부터 (<미나리>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여정이 시작된 셈입니다.”
그는 <스타워즈>를 두고 “어린 시절 너무나 좋아했던 영화”라고 했다. “어릴 때 시골에 갇혀 지내며 ‘난 언젠가 은하계로 갈 루크 스카이워커(<스타워즈> 주인공)다’라고 상상하며 컸어요. 제가 어떻게 이 시리즈 연출까지 하게 됐는지…, 참으로 영광이네요.”
<만달로리안> 제작에는 <아이언맨>의 존 파브로 감독이 참여했다. 정 감독은 “존 파브로가 <미나리>를 보고 배우들 연기를 극대화하는 연출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연출 제의를 한 것 같다”며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라 편하게 연출했다”고 전했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만달로리안> 시즌3 세번째 에피소드를 연출하고 있는 정이삭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정 감독이 연출한 에피소드에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나오는 딘 자린보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물들이 주로 나온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물에 초점을 맞추며 드라마적 요소를 부각한 에피소드라 내겐 굉장히 흥미로웠다”며 “배우들과의 협업이 재밌어서 <미나리> 촬영 당시 가족적인 분위기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연출 포인트로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을 들었다. “존 파브로 감독이 내게 ‘당신이 좋아하는 장르 가운데 이 에피소드와 어울리는 작품을 골라 오마주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어요. 대본을 보니 히치콕 감독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그의 스토리텔링 기법 등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여러 요소를 에피소드에 녹여내는 작업을 했어요.”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만달로리안> 시즌3 세번째 에피소드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이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정 감독은 한국 관객들을 향한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미나리>를 봐주시고 좋아해주신 한국 팬들께 항상 감사드리고, 감동을 많이 느낀다”며 “특히 한국의 ‘스타워즈’ 팬들이 제 에피소드를 즐겁게 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