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출연 중에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가수 김현재가 방송 하차를 결정했다. ‘학교폭력 가해 사실은 인정할 수 없지만, 프로그램에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제이티비씨>(JTBC) 서바이벌 예능 프로 <피크타임> 제작진은 13일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제작진은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이번 사안에 대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사실 관계 파악에 신중을 기하고자 했다”며 “오늘(13일) 제작진은 단시간 안에 명확하게 종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논의 끝에 김현재 군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피크타임>은 중소기획사 출신 보이그룹으로 데뷔했지만 빛을 보지 못한 남성 아이돌들이 경쟁하며 새로운 팀을 만드는 서바이벌 음악 예능 프로다. 2017년 6인조 아이돌 그룹 ‘블랙식스’ 멤버로 데뷔한 김현재(더킹)는, <피크타임>에서 ‘팀 24시’에 속해 본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상에서 김현재의 학교 동창이라는 ㄱ씨가 학창 시절 김현재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올리면서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졌다. <피크타임> 제작진은 지난 9일 한 차례 공식 입장을 내어 “현재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고, 저희 제작진 역시 양측의 기억과 주장만으로는 현재 시점에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이에 김현재 군의 중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과 교과 선생님, 교우들, 그리고 거주했던 지역의 경찰관 분들 등께 당시 상황에 대해 여쭙는 등 최대한 빠른 사실 확인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후 밝혀진 사실 여부에 따라 합당하고 단호한 조처를 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재는 학폭 가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크타임> 하차 결정을 전하면서도,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학교폭력은)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고, 결백한 부분을 짚어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현재는 “(저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쓴이와 직접 통화도 해보았지만 서로의 기억은 너무나 달랐고, 더 이상 대화로 풀어나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을 했다. 하지만 저의 억울함이 밝혀질 시간 동안 <피크타임> 프로그램과 팀 24시 멤버들에게 더 이상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있었던 일을 없던 일로 만들지 못하는 것처럼, 없던 일도 있었던 일이 될 수는 없다. 억울한 일을 억울하다고 증명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됐지만, 저는 이 자리를 빌어서라도 저의 결백과 억울함을 밝히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현재는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그는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이며, 수많은 증거 자료를 토대로 ㄱ에게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소를 준비 중이다. 어떠한 선처 없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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