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은하철도 999 탄생 40돌 기념전’ 때 참석한 고 마쓰모토 레이지 원작 만화가. 연합뉴스
철이와 메텔의 우주 기차 여행과 모험을 그리며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티브이(TV) 만화 <은하철도 999>의 원작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가 지난 13일 급성 심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향년 85.
마쓰모토의 스튜디오는 트위터에 “마쓰모토 레이지는 별의 바다로 여행을 떠난 만화가”라며 “시간의 고리가 닿는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그는 항상 말했다. 우리도 그 날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1938년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에서 태어난 마쓰모토는 고등학생 때인 1954년 잡지 <만화소년>에 투고했던 ‘꿀벌의 모험’이 연재물로 채택되며 만화가로 데뷔했다. 일본과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돼 큰 인기를 모은 <은하철도 999>는 1971년부터 10년 동안 잡지 <주간 소년 킹>에 연재됐던 작품이 원작다. 기계 백작에게 엄마를 잃은 철이(테츠로)가 검은 옷을 입은 신비로운 여인 메텔과 함께 복수를 꿈꾸며 우주 여행을 통해 만나는 다양한 사건과 행성을 그렸다.
마쓰모토는 2017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은하철도 999 탄생 40돌 기념전’ 기자간담회에서 도쿄로 상경하기 위해 탔던 기차 여행의 강렬한 인상이 <은하철도 999>의 시작점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기차를 타고 도쿄로 가는데, 터널을 빠져나가는 순간 마치 우주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때 우주로 날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은하철도 999’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우주해적 캡틴 하록> <우주전함 야마토> 등의 히트작을 남겼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