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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멜론, K팝이랑 백년해로 하자…재생에너지 100% ‘스밍’으로”

등록 2023-02-14 16:06수정 2023-02-14 19:24

케이팝포플래닛, 14일 밸런타인데이 맞아
‘캔디’ 커버댄스, 초콜릿·꽃다발 전달 퍼포먼스
멜론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이전 시작…2030년 안에 완료”
케이팝포플래닛이 14일 오후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서울 마포구 홍대앞 걷고싶은거리에서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케이팝포플래닛이 14일 오후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서울 마포구 홍대앞 걷고싶은거리에서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단지 널 사랑해~이렇게 말했지~♬♩”

14일 오후 1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 버스킹존(야외공연장)에서 달콤한 사랑 노래가 울려 퍼졌다. 그룹 엔시티(NCT) 드림이 케이팝 1세대 아이돌 그룹 에이치오티(H.O.T.)의 대표곡 ‘캔디’를 리메이크한 버전이다. 노래에 맞춰 꿀벌 인형탈을 쓴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와 댄스 에이전시 아티스트코리아 소속 댄서 4명이 커버 댄스를 췄다. 이들 뒤편으로는 “♡멜론, 재생 에너지 100% 쓰면서 케이팝과 백년해로 하자♡”고 쓰인 현수막이 놓였다.

세계 곳곳의 케이팝 팬들이 모인 기후행동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 지구를 위한 케이팝) 소속의 또 다른 활동가가 길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줬다. 이날 공연은 케이팝포플래닛이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서비스 ‘멜론’(카카오엔터테인먼트)을 상대로 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를 공개 제안하는 목적으로 마련했다. 밸렌타인데이를 맞아 달콤한 초콜릿과 꽃다발, 사랑고백 노래를 곁들이며 프러포즈 형식을 취한 것이다.

친구와 함께 이동 중이던 김혜원(20)씨는 걸음을 멈추고 댄스 퍼포먼스를 구경했다. 그는 <한겨레>에 “지나가는 길에 아는 노래가 들려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초콜릿도 받았다. 멜론에 재생 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달라는 케이팝 팬들의 요구가 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는데, 밸런타인데이 분위기랑 맞아서 기분 좋게 들었다”고 말했다. 현장에 참석한 댄스 전문 에이전시 아티스트코리아 김종완 대표는 “케이팝포플래닛을 통해 이번 행사 취지를 듣고, 댄서로서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나 싶어서 (협업을) 수락하게 됐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들과 댄서들이 14일 오후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서울 마포구 홍대앞 걷고싶은거리에서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1위 업체인 멜론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 약속을 제안하는 프로포즈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들과 댄서들이 14일 오후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서울 마포구 홍대앞 걷고싶은거리에서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1위 업체인 멜론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 약속을 제안하는 프로포즈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케이팝포플래닛의 ‘구애’는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멜론, 지니뮤직, 플로, 바이브, 벅스 등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상대로 친환경 스트리밍을 요구하는 ‘멜론은 탄소맛’ 캠페인을 1년여 이어오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도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인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리고, 기업들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기 위함이다.(참조: 케이팝 팬 ‘스밍’ 하루 5시간…“100% 재생에너지로 하고 싶어요”)

멜론을 포함한 각 서비스 운영 기업들이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인에 응답해 재생 에너지 전환 계획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너나없이 ‘캠페인의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지만, 문제는 속도였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지난해 말 각 기업의 공개 답변을 케이팝팬들에게 소개하며 ‘최악의 계획을 내놓은 곳에 투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투표 결과 케이팝 팬들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멜론을 1위로 꼽았다.(참조: K팝팬 5만명이 뽑은 ‘2022 최악의 스트리밍’ 1위 멜론…왜?) 앞서 멜론은 모회사인 카카오의 재생 에너지 전환 계획에 따라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7년 뒤다.

이에 케이팝포플래닛은 멜론 등을 포함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하고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재생 에너지 비율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이너는 “최근 실물 음반이 야기하는 환경 문제가 부각됐지만, 스트리밍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크고 갈수록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업계 1위인 멜론이 앞장서서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케이팝의 위상만큼이나 케이 음악 플랫폼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이 지난해 각 기업이 내놓은 재생에너지 관련 계획을 정리한 내용.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케이팝포플래닛이 지난해 각 기업이 내놓은 재생에너지 관련 계획을 정리한 내용.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케이팝포플래닛은 이날 프러포즈 행사에 멜론 관계자를 초대했지만, 일정이 어긋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멜론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지난해 12월부터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데이터 이전 작업을 시작했다”며 “2030년 이전까지는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조만간 케이팝포플래닛 쪽과 직접 만나서 이러한 계획 등을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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