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은 중대 음악대 교수
친일논란 이는 <애국가>를 이참에 바꿔?
헌법 조항에 없어도 <애국가>는 관습헌법이라는데?
헌법 조항에 없어도 <애국가>는 관습헌법이라는데?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가 1942년 독일에서 만주국(일본이 1932년 중국 북동부에 세운 괴뢰국가) 축하 음악을 작곡, 지휘한 사실에 이어 ‘애국가’ 원곡인 <한국 환상곡>의 선율 일부가 만주국 기념음악 선율과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애국가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국가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친일음악인에 대한 연구를 해온 중앙대 음대 노동은 교수는 8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 “애국가는 안익태 선생의 손을 떠나 한국인 스스로 만들어온 부분이 있다”며 “이번 친일 논란을 계기로 “새로운 애국가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교수는 그 곡의 공식 명칭이 <대규모 혼성 오케스트라와 혼성 합창을 위한 교향적 환상곡 만주국>이라며, 이 곡에서 ‘만주’라는 이름 대신 ‘한국’을 넣으면 <한국환상곡>이 되는데, 주요 선율을 만주국 작품에서 따온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안익태 선생이 <만주국>이란 곡을 작곡·지휘한 “1942년은 만주국 창설 10주년이 되는 해였고 당시 만주국의 수도인 신경(장춘)에서 10주년 기념행사를 치르면서 동맹관계였던 베를린시에서도 같은 행사가 치러진 것”이라며, 안 선생의 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사 자체야 민족이 만들어낸 것이지만, 애국가는 그동안 불가리아 민요와의 유사성 때문에 늘 시비가 붙었었고, 안익태 선생이 작곡한 교향시 ‘강천성악’(하늘에서 내려온 음악) 자체가 일본 아악인 에텐라쿠 테마를 가지고 작곡했다”며 “그건 1910년 보통교육 창간 이래 일본인들이 ‘착한 벗'이라고 하면서 강제교육을 시킨 일본가락이인데, 그런 걸 이미 작곡한 바 있다”며 그가 독일·이탈리아·일본의 국제적 동맹관계 속에서 만주국의 국가이념인 왕도락토를 구현시키는 일에 앞장선 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안익태의 ‘애국가’ 이전에도 대한제국 국가나 독립군 진영에서 국가란 이름으로 불리던 독립가 등 애국가가 많다”며 “이제 기존의 ‘애국가’는 폐기하고, 새로운 애국가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구체적 방식에 대해서는 “"새로운 작곡이 될 것이고, 기존 애국가의 가사는 살리고 작곡만 새로 하거나 시대정신을 담아 가사까지 다시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 선생의 친일문제는 독일 유학생 송병욱(39·훔볼트대 음악·연극학 전공)씨가 8일 월간 <객석> 3월호에 발표한 ‘베를린의 안익태-그의 활동, 그의 민족 정체성’이라는 논문에서 독일 문서보관서 산하 필름보관소가 소장하고 있는 이른바 ‘안익태 필름’을 확인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송씨는 안 선생이 2차세계대전 중인 1942년 독일 베를린 옛 필하모니홀에서 열린 ‘만주국 창립 1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하며 자신이 작곡한 축전음악을 연주했다고 주장했다. 월간 <객석>은 지난 2000년 5월호에서 이 필름의 존재를 처음 거론한 바 있다.
◇ 안익태 기념재단, 친일전력 시비 ‘유감’ “부득이한 환경서의 연주활동” 안익태 탄생 100주년인 올해 친일논란이 불거지는 데 대해 안익태기념재단은 “유감스럽다”는 반응이다. 김형진 재단 이사장은 9일 오전 같은 방송 ‘뉴스레이다’와의 인터뷰에서 “안 선생의 자료를 들여다보면 선생의 조국에 대한 사랑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단지 2차대전 말기 안 선생의 부득이한 환경에서 발생한 연주활동이 국민들을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선생의 ‘부적절한 연주’를 인정하면서도, ‘친일’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애국가’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과거에도 애국가 표절 시비가 있어서 학자들이 표절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며 “민족의 수난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이를 통해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이런 과거가 되풀이하지 않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방송에서 친일의혹을 제기한 재독 유학생 송병욱씨에 대해서도 “한 학부생의 주장만으로 만주국 축전음악이 한국환상곡과 관련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것이 과장돼 국민을 혼란시키는 것은 유감”이라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기념재단은 오는 11월 학술대회를 통해 모든 의혹들에 대한 진위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김 이사장은 윤도현밴드가 부른 애국가 록버전에 대해 “선율 자체를 그렇게 왜곡시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이것이 영원히 록 버전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민 모두가 많이 애국가를 사랑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면 서로 협조를 하기로 했다”며 수용 입장을 밝혔다.
◇ 누리꾼, 찬반 논란 ‘팽팽’
애국가를 바꾸자는 제안에 대한 누리꾼 의견은 엇갈린다. <네이버>의 ‘bbaeggar’는 “애국가 두고 저작권 문제였는제, 이참에 바꿔 누구나 마음 놓고 부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fredycome’도 “친일이 확실하다면 당연히 바꿔야 한다”며 “애국가를 친일파가 만든 걸 알고서도 묵인한다면 자기 얼굴에 먹칠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gladsheim’도 “국가가 가지는 상징성과 중요도로 봤을 때, 안 선생의 친일이 사실이라면 곡을 바꾸는 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jskebo’처럼 “애국가는 이미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곡”이라며 “바꿀래야 바꿀 수 없고, 바꾸려 하면 더욱 혼란만 온다”며 반대입장을 표명한 누리꾼도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지휘하는 안익태 선생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 선생이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2년 독일 베를린 구 필하모니 홀에서 지휘하고 있다. 조선일보 제공 (서울=연합뉴스)
◇ 안익태 기념재단, 친일전력 시비 ‘유감’ “부득이한 환경서의 연주활동” 안익태 탄생 100주년인 올해 친일논란이 불거지는 데 대해 안익태기념재단은 “유감스럽다”는 반응이다. 김형진 재단 이사장은 9일 오전 같은 방송 ‘뉴스레이다’와의 인터뷰에서 “안 선생의 자료를 들여다보면 선생의 조국에 대한 사랑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단지 2차대전 말기 안 선생의 부득이한 환경에서 발생한 연주활동이 국민들을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선생의 ‘부적절한 연주’를 인정하면서도, ‘친일’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애국가’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과거에도 애국가 표절 시비가 있어서 학자들이 표절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며 “민족의 수난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이를 통해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이런 과거가 되풀이하지 않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방송에서 친일의혹을 제기한 재독 유학생 송병욱씨에 대해서도 “한 학부생의 주장만으로 만주국 축전음악이 한국환상곡과 관련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것이 과장돼 국민을 혼란시키는 것은 유감”이라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기념재단은 오는 11월 학술대회를 통해 모든 의혹들에 대한 진위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김 이사장은 윤도현밴드가 부른 애국가 록버전에 대해 “선율 자체를 그렇게 왜곡시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이것이 영원히 록 버전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민 모두가 많이 애국가를 사랑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면 서로 협조를 하기로 했다”며 수용 입장을 밝혔다.
일장기 걸린 베를린 필하모니홀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2년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 선생이 지휘를 한 독일 베를린 구 필하모니 홀 내부에 일장기가 걸려있다. 조선일보 제공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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