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 라일 크로커다일>의 한 장면.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인기 없는 뉴욕의 쇼맨 헥터 발렌티(하비에르 바르뎀)는 우연히 노래하는 새끼 악어를 발견한다. 발렌티는 말은 못 하지만 노래만은 꾀꼬리처럼 부르는 악어 ‘라일’과 함께 쇼단을 꾸려 재기를 꿈꾼다. 하지만 라일에게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무대공포증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
오는 18일 개봉하는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은 <라라랜드>(2016)라는 메가히트작을 만든 작곡가 벤지 파섹, 저스틴 폴의 새 뮤지컬 영화다. <라라랜드>뿐 아니라 <알라딘> <위대한 쇼맨> 등의 음악을 만든 두 사람은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각광받는 작곡 팀이다.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의 한 장면.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은 실사영화지만 애니메이션처럼 자유롭고 아기자기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소품이다. 노래하고 샤워하고 요리하는 악어 라일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무서워하지만 금방 친해져서 함께 어울리게 된다는 설정부터 그렇다. 라일을 두고 발렌티가 돈을 벌기 위해 떠난 집에 조시의 가족이 이사 온다. 한적한 소도시에서 뉴욕 한복판으로 집과 직장, 학교를 옮긴 가족 세명은 저마다 새 환경에 적응하느라 마음고생을 하는데, 천장에 숨어 살던 악어 라일을 만나고 친해지면서 용기를 얻고 자신 앞에 놓인 벽을 조금씩 깨나간다.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의 한 장면.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다소 뻔한 스토리를 가진 이 영화의 비장의 무기는 인기 가수 숀 멘데스다. 달콤한 목소리로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캐나다 가수 숀 멘데스가 라일을 연기한다. 덩치가 산만하고 살벌한 얼굴의 악어가 커다란 입을 열면 반전처럼 경쾌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흥겨운 노래가 펼쳐진다. 영화라기보다는 팝스타의 공연처럼 낙락하게 이어지는 노래들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무표정하면서도 섬뜩한 표정의 살인자 안톤 시거를 연기했던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 변신도 빼놓을 수 없다. 고전적인 서커스 쇼의 단장 같은 얼굴로 때때로 ‘깨방정’을 떨면서 웃음을 준다. 동시에 노래 실력과 명연기를 함께 펼쳐 보인다. 엔딩에는 엘턴 존의 ‘크로커다일 록’까지 가세해 흥겨움을 마지막까지 이어간다.
<프린스 챠밍>의 한 장면. 히스토리필름 제공
<프린스 챠밍>의 한 장면. 히스토리필름 제공
<프린스 챠밍>의 한 장면. 히스토리필름 제공
이보다 먼저 11일 개봉하는 <프린스 챠밍>에도 애브릴 러빈, 시아 등의 인기 가수가 연기하고 노래한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애니메이션이면서도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아닌 가수들의 파워 넘치고 개성 있는 노래들이 영화 곳곳을 채운다.
멋있는 왕자가 예쁜 공주를 구한다는 고전 동화의 공식을 비튼 <슈렉> 시리즈를 제작했던 존 윌리엄스가 제작해 같은 주제 의식을 잇는다. 왕자의 키스로 100년간의 잠에서 깨어나 왕자와 결혼하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왕자가 찾아준 유리구두를 신고 왕자와 결혼하는 ‘신데렐라’,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쓰러졌다가 왕자의 키스로 일어나 왕자와 결혼하는 ‘백설공주’. 세 사람은 같은 얼굴의 왕자와 저마다 결혼 준비를 하기 바쁜데, 우유부단한 왕자는 누구와 결혼할지 결정을 못 한다. 게다가 그는 눈만 마주치면 여자들을 사랑에 빠지게 하는 ‘저주’에 걸렸다. 사랑에 빠지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왕자 앞에서 사랑이 아닌 금화만 믿는 레노어가 등장하고 두 사람은 함께 모험을 하게 된다. 애브릴 러빈이 백설공주를 연기하고, 주인공 레노어는 <겨울왕국>의 ‘렛 잇 고’를 불러 전세계에 목소리를 알린 데미 러바토가 맡았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사진 소니픽쳐스코리아, 히스토리필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