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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만화로 5·18 고발…‘나대로 선생’ 이홍우 화백 별세

등록 2022-12-24 15:55수정 2022-12-24 16:08

네 컷 연재만화로 현실을 풍자한 시사만화가 이홍우 화백. 유족 제공
네 컷 연재만화로 현실을 풍자한 시사만화가 이홍우 화백. 유족 제공

신군부 시절 네 컷 연재만화로 현실을 풍자한 시사만화가 이홍우 화백이 23일 오후 5시 10분께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난 이 화백은 개성중 1학년 때 부산 <국제신보>에 투고한 독자만화가 당선되면서 시사만화가로 등단했다. 이후 서울로 떠나 1967년 서라벌예술대 2학년 때 대전 중도일보에서 ‘두루미'를 연재했고, 1973년 전남일보로 옮겨 ‘미나리 여사'를 그렸다.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직후 1980년 5월20일치 ‘미나리 여사’는 지금도 회자된다. 글자 한 자 없는 네 컷 만화 에서 마지막 칸에 주인공 ‘미나리 여사'가 소주를 앞에 놓고 담배를 피워 문 채 울고 있고, 그 옆에 남편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서 있다. 이 화백은 당시 최승호 전남일보 편집국장으로부터 “지금 광주에서는 계엄군의 만행을 기록한 모든 기사가 휴지통에 들어가고 있다. ‘미나리 여사'를 통해 은유적으로 이 상황을 전달할 방법이 없겠느냐”는 전화를 받고 이 만화를 그렸다고 한다.

1980년 5월20일치 전남일보에 실린 ‘미나리 여사'. 신동아 기사 갈무리
1980년 5월20일치 전남일보에 실린 ‘미나리 여사'. 신동아 기사 갈무리

이 화백은 이후 스포츠동아 ‘오리발’을 거쳐서 1980년 11월 12일부터 동아일보에 ‘나대로 선생’을 연재하며 매년 5월이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만화를 실었다. 이 화백은 1991년 6공 정부를 6신(외교 굽신, 경제 망신, 치안 불신, 정책 등신, 날치기 귀신, 국민 배신)으로 부르고, 1986년 보도 지침상 보도가 금지됐던 국회 국방위원회 회식 폭력 사건을 “맞고 나니 눈앞에 별이 번쩍번쩍하더군”이라고 묘사했다가 보안사에 끌려가기도 했다. 이밖에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삼팔선’(38세도 선선히 사표를 받아준다) 등 숱한 유행어도 남겼던 ‘나대로 선생’은 27년간 연재 끝에 2007년 12월 26일 제8568회로 끝났다.

이 화백은 2007년 제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고 상명대 문화예술대학원 만화 영상학과 교수·석좌교수, 한국 시사만화 가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또 ‘미스앵두’(1979), ‘오리발’(1987), ‘문민아 너 어디로 가니’(1995), ‘재롱이 만화일기’(1996), ‘나대로 간다’(2007) 등 저서를 남겼고, 제1회 고바우 만화상(2001), 동아일보 ‘동아대상’(2007), 제16회 대한언론인상 공로상(2007)을 받았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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