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이 개봉 첫 주말 25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아바타2>는 토요일인 17일 82만8548명, 일요일인 18일 78만6971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개봉 이후 닷새째 누적 관객수는 268만1408명이다. 2009년 개봉한 전편 <아바타>가 같은 기간 187만여명을 모은 것에 견주면 흥행 속도가 더 빠르다. 최종 1333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전편은 국내 역대 외화 흥행 순위 2위에 올라있다. 1위는 1397만여명을 모은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이다.
하지만 사실 <아바타2>의 흥행몰이가 폭발적이라고 할 순 없다. <아바타2>는 개봉 첫날 35만9222명의 관객을 모았다. 지난 5월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71만명과 지난 6월 개봉한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76만명에 견주면 저조한 편이다. 한국 영화 중에선 <범죄도시2>(5월 개봉)가 46만명을, <한산: 용의 출현>(7월 개봉)이 38만명을 개봉 첫날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268만여명이란 첫 주 성적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2>의 355만명에 못 미친다.
여기에는 192분에 이르는 긴 상영시간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루 상영 횟수가 적어 동원할 수 있는 관객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바타2>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관객이 든 17일 전국 2803개 스크린에서 1만611회 상영했다. <범죄도시2>는 첫 주 토요일 2498개 스크린에서 1만4029회 상영했다. <아바타2>를 더 많은 스크린에서 상영했는데도 상영 횟수는 3000회 이상 더 적다.
3차원(3D) 입체영상 상영관을 비롯해 아이맥스, 포디엑스(4DX), 돌비 시네마 등 특수 상영관 선호도가 높은 것도 원인이다. 영화에 집약된 최첨단 기술을 온전히 즐기고자 하는 영화팬들이 원하는 특수관 티켓을 구할 때까지 관람을 미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영화를 본 관객들의 호평과 입소문은 장기 흥행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아바타2>는 19일 현재 씨지브이 골든에그지수 95%, 네이버 관람객 평점 8.93을 기록 중이다. 씨지브이 실관람평에는 “13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그래픽이 미쳤고 스토리가 감동적이에요. 제발 영화관 가서 보세요” 같은 호평이 많다. 다양한 특수관을 돌며 엔(n)차 관람을 하는 관객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흥행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