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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리는’ 전종서·‘팬티투혼’ 진선규…‘몸값’서 “무섭지만 웃음도”

등록 2022-11-14 07:00수정 2022-11-14 10:03

티빙 시리즈 ‘몸값’ 주연 2인 인터뷰
티빙 시리즈 <몸값> 스틸컷. 티빙 제공
티빙 시리즈 <몸값> 스틸컷. 티빙 제공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방영 중인 <몸값>은 동명의 14분짜리 단편영화를 리메이크한 6부작 시리즈다. 이충현 감독의 단편 <몸값>(2015)은 여고생의 성을 사려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블랙코미디 같은 대화, 그리고 막판 대반전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내용은 티빙 <몸값> 1부에서 인트로처럼 전개된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1부 막판에 지진이 일어나고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작된다. 붕괴된 건물과 자연재해보다 잔인한 인간 도살자들에게서 탈출하려는 인물들의 서바이벌 스릴러다. 살아남기 위해 서로 의지하면서도 끊임없이 속고 속이는 두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전종서(주영)와 진선규(형수)는 시종 숨가쁘게 질주하는 드라마를 ‘하드캐리’한다. 9일 오후 온라인으로 두 배우를 만났다.

티빙 시리즈 &lt;몸값&gt;에서 주영을 연기한 배우 전종서. 티빙 제공
티빙 시리즈 <몸값>에서 주영을 연기한 배우 전종서. 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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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보기 싫으면서도 매력적인 빌런 전종서

“어제 한 팬에게서 ‘주영은 싸우고 욕하고 피 튀기면서 희망차진다. 당신 연기를 보면 왠지 모를 희망찬 느낌을 받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평생 못 잊을 거 같아요. 처음으로 배우로서 사명감 같은 걸 느꼈어요.”

팬의 찬사는 그의 연기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이기도 하다. 영화 <콜>에 이어 전종서는 이번에도 ‘센 캐(릭터)’를 선택했다. 자신을 구렁텅이로 빠뜨린 이를 죽이기 위해, 그리고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거침없는 어린 여성을 연기했다. 자칫 거칠거나 독하게만 보여질 수 있음에도 주영은 끝까지 마지막 패를 드러내지 않는 뻔뻔한 생기와 뒤통수 친 다음에도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도움을 요청하는 천진한 활기를 잃지 않는다. 쌍욕 나오는데 등 돌릴 수 없는 빌런, 전종서 표현에 따르면 “꼴 보기 싫으면서도 매력적인” 빌런이다.

전종서는 “골 때리고 솔직한 캐릭터라 좋았다”며 “뭔가를 감추거나 생각을 깊게 하지 않고 거침없이 솔직한 모습이 힘 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했다. 본인의 성격도 그렇다 보니 감정적으로 솔직한 표현이 허용되는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도 해소된 것들이 많다고 한다.

티빙 시리즈 &lt;몸값&gt; 스틸컷. 티빙 제공
티빙 시리즈 <몸값> 스틸컷. 티빙 제공

그는 시종 긴장으로 가득한 드라마이지만 시청자에게 유머러스하게 다가갔으면 한다는 기대를 밝혔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를 제외하고는 시종 어두운 그림자를 지닌 전작들도 모두 그렇게 다가가기를 바란다 했다. “어떤 캐릭터든 보는 이들에게 유머를 줬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다양한 콘텐츠를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슬픔이 줄어들거나 불안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잖아요. 어둡고 절망적인 캐릭터라도 웃음이 있는 콘텐츠들이 매력 있다고 생각해요.”

6부 마지막의 쿠키 영상은 시즌2에 대한 강한 시그널이다. 전종서는 “시즌2 때문에 시즌1을 했다고 말하고 싶다”며 “이렇게 살아남은 이들이 어디로 갈까 궁금하고, 그렇게 이어지는 세계에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티빙 시리즈 &lt;몸값&gt;에서 형수를 연기한 배우 진선규. 티빙 제공
티빙 시리즈 <몸값>에서 형수를 연기한 배우 진선규. 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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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팬티 투혼’ 하고 싶었던 진선규

“지인이 귀띔해준 시청자 반응 중에 ‘형수 제발 옷 좀 입혀줘’라는 게 있었다고 해서 웃었어요. 형수를 잘 봐준 거 같아서 기뻤죠.” 그렇다. 1부 모텔방 샤워실에서 팬티만 입고 나온 형수는 건물이 무너진 뒤 쫓기고 도망가고 사투를 벌이면서 전체 6부 중 4부까지 팬티 차림으로 나온다. 웃기면서도 안쓰럽다. 아무리 연기라 해도 민망하지 않을 도리가 없을 거 같은데…. “팬티 차림으로 잠깐 찍고 카메라 밖으로 나와서 뭔가 걸치는 식이었으면 그렇게 느꼈을지 모르겠는데, 이 드라마는 원테이크로 10분, 15분을 가잖아요. 민망하다는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었죠. 나중에는 ‘끝까지 옷을 안 입어도 되지 않냐’고 의견을 냈는데 액션이 커지고 안전상 문제도 있어서 결국 바지를 입는 것으로 정리됐죠.” 그래도 두달간 촬영 마치고 ‘시원섭섭’ 대신 시원하기만 했다니 만만찮은 모험이었나 보다.

형수는 주영 못잖게 거짓말쟁이다. 주영에게 속고 극렬(장률)을 속이면서 거짓말의 삼각연대를 만들어낸다. 속고 속이며 쫓고 쫓기는 긴장의 완급 조절을 하는 게 형수의 끊임없는 대사와 진선규의 경쾌한 애드리브다. “원작에서는 형수가 굉장히 세고 무서운 캐릭터였는데, 전체 러닝타임 180분을 가져가려면 너무 무서우면 안 될 거 같았어요. 똑똑한 척하지만 잘 속고, 어리숙하고, 실수하면서도 또 말도 안 되는 농담도 던지는 사람, 실제로도 만날 법한 사람, 처음 만나서 한참 이야기를 했는데 이 사람이 말하는 게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헷갈리는 그런 사람 정도로 보였으면 했죠.”

티빙 시리즈 &lt;몸값&gt; 스틸컷. 티빙 제공
티빙 시리즈 <몸값> 스틸컷. 티빙 제공

원작이 가진 원테이크의 힘을 드라마에도 가져왔기 때문에 모든 장면에서 길고 꼼꼼한 리허설을 했다. 연극적 요소가 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연극판에서 갈고닦은 진선규에게 감독과 스태프가 의지했던 부분도 크다. “부담을 느끼기는 했지만 크지는 않았어요. 리허설이 많을수록 그 과정에서 서로 이야기하고 동선도 그어보고 같이할 수 있는 것들이 많거든요.” 다만 엔지(NG)가 나면 처음부터 다시 오랫동안 찍어야 하기 때문에 긴 대사를 완벽하게 외우기 위해 긴 시간 연습했다고 한다. 과거 연극 <햄릿>을 하면서 “대사에 치여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방법은 “시간과 노력인 것 같다”고 했다. 시간과 노력은 성실한 배우 진선규가 단역에서 조연으로, 그리고 <몸값>의 주연까지 차근차근 올라온 비결이기도 하다.

진선규는 요즘 가장 바빠진 배우 중 한명이다. <몸값>으로 드라마까지 배우 이력을 확장했고 <텐트 밖은 유럽>(tvN)으로 예능 진출도 했다. 또 코로나 팬데믹 기간 찍은 복싱 영화 <카운트>, 요절한 가수 김현식으로 분한 음악 영화 <너와 나의 계절>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예능을 하면서 내가 만들었던 울타리가 넓어진 느낌”이라며 “좋은 작품, 좋은 배우들과 함께한다면 장르는 상관없이 뭘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다양한 활동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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