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 포스터. 든든 제공
최근 5년간 한국 영화에 등장한 주인공은 서울·수도권에 사는 40대 비장애인 한국인 남성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 2017~21년 실질 개봉작 기준 일반 영화와 독립·예술영화 흥행 상위 40%,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영화 등 총 446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든든은 ‘한국영화의 포용성 지표 개발 및 정책방안 연구’ 주제로 분석한 중간 결과를 20~22일 진행하는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에서 공개했다.
보고서를 보면, 인구통계 측면에서 영화 주인공의 서울·수도권 쏠림 현상은 실제 인구 분포보다 10.1%포인트 더 높았다. 반면 부산·경상도 지역 출신 주인공은 실제 인구 비율(24.7%)보다 10.5%포인트 낮았다.
주인공 성별은 남성 61.6%, 여성 38.4%로, 남녀가 거의 반반인 실질 인구 비율보다 여성이 11.7%포인트나 낮게 재현됐다. 최근 여성 캐릭터가 다양화되고 여성 서사가 확장되는 추세인데도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 측면에서도 실제와 영화 속 재현 분포의 불균형이 매우 컸다. 영화 주인공의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49살로 25.2%를 차지했다. 이 연령대 실제 인구 비율은 15.8%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이전보다 주인공 연령대가 올라갔지만 실제와는 괴리가 컸다. 전체 인구에서 60살 이상이 25.9%를 차지하지만, 이 연령대가 영화 주인공으로 등장한 건 11.2%에 그쳤다. 60대 이상 노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기획과 시나리오 개발이 더 요구되는 지점이다.
이주민의 영화 속 재현은 4%로 실제 인구 비율(3%)과 비슷했고, 장애인은 9%로 보건복지부 기준 장애인 비율 5%보다 다소 높게 나왔다. 보건복지부 통계는 치매를 포함하지 않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치매를 포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성소수자의 경우 통상 성소수자를 전체 인구의 7% 정도로 보는 국외를 참고했을 때 실제 한국 영화 성소수자 주인공은 3%로 과소 재현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이번 연구 조사가 적용한 7대 지표 항목은 성별·인종·지역·계급·장애·성이다. 디즈니, 넷플릭스 등 국외 미디어 기업도 최근 들어 제작하는 작품 안에 포용성을 넓히기 위한 다양성 통계 보고서를 각각 2021년, 2022년 발표한 바 있다. 든든 쪽은 “창작에서의 다양성과 포용성 증대는 더 다양한 관객의 발굴과 확장 및 영상문화 향유권의 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