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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영화 주인공, 또 40대 서울 아저씨네

등록 2022-10-22 07:00수정 2022-10-24 02:43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5년간 한국영화 446편 분석
‘2022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 포스터. 든든 제공
‘2022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 포스터. 든든 제공

최근 5년간 한국 영화에 등장한 주인공은 서울·수도권에 사는 40대 비장애인 한국인 남성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 2017~21년 실질 개봉작 기준 일반 영화와 독립·예술영화 흥행 상위 40%,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영화 등 총 446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든든은 ‘한국영화의 포용성 지표 개발 및 정책방안 연구’ 주제로 분석한 중간 결과를 20~22일 진행하는 ‘한국영화 다양성 주간’에서 공개했다.

보고서를 보면, 인구통계 측면에서 영화 주인공의 서울·수도권 쏠림 현상은 실제 인구 분포보다 10.1%포인트 더 높았다. 반면 부산·경상도 지역 출신 주인공은 실제 인구 비율(24.7%)보다 10.5%포인트 낮았다.

주인공 성별은 남성 61.6%, 여성 38.4%로, 남녀가 거의 반반인 실질 인구 비율보다 여성이 11.7%포인트나 낮게 재현됐다. 최근 여성 캐릭터가 다양화되고 여성 서사가 확장되는 추세인데도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 측면에서도 실제와 영화 속 재현 분포의 불균형이 매우 컸다. 영화 주인공의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49살로 25.2%를 차지했다. 이 연령대 실제 인구 비율은 15.8%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이전보다 주인공 연령대가 올라갔지만 실제와는 괴리가 컸다. 전체 인구에서 60살 이상이 25.9%를 차지하지만, 이 연령대가 영화 주인공으로 등장한 건 11.2%에 그쳤다. 60대 이상 노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기획과 시나리오 개발이 더 요구되는 지점이다.

이주민의 영화 속 재현은 4%로 실제 인구 비율(3%)과 비슷했고, 장애인은 9%로 보건복지부 기준 장애인 비율 5%보다 다소 높게 나왔다. 보건복지부 통계는 치매를 포함하지 않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치매를 포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성소수자의 경우 통상 성소수자를 전체 인구의 7% 정도로 보는 국외를 참고했을 때 실제 한국 영화 성소수자 주인공은 3%로 과소 재현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이번 연구 조사가 적용한 7대 지표 항목은 성별·인종·지역·계급·장애·성이다. 디즈니, 넷플릭스 등 국외 미디어 기업도 최근 들어 제작하는 작품 안에 포용성을 넓히기 위한 다양성 통계 보고서를 각각 2021년, 2022년 발표한 바 있다. 든든 쪽은 “창작에서의 다양성과 포용성 증대는 더 다양한 관객의 발굴과 확장 및 영상문화 향유권의 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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