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진선규(왼쪽부터), 전종서, 전우성 감독, 배우 장률. 티빙 제공
이충현 감독의 화제의 단편영화 <몸 값>(2015)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재탄생한다.
티빙은 17일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열고 6부작 시리즈 <몸값>을 오는 28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단편영화 <몸 값>은 여고생의 성을 사려고 모텔에 찾아온 한 남자가 겪는 일을 담았다. 14분 분량 전체를 원테이크로 촬영한 과감한 형식과 충격적인 반전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다.
원작을 6부작 시리즈로 확장한 <몸값>은 신인 전우성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고, 배우 진선규·전종서·장률이 출연했다. 진선규가 성을 사러 온 남자 형수를, 전종서가 형수를 속이는 여고생 주영을, 장률이 사람 장기 경매에 참여하는 극렬을 연기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 포스터. 티빙 제공
시리즈 <몸값>은 원작을 기본 설정으로 하면서 여기에다 갑작스럽게 지진이 일어나 주인공들이 재난 상황에 처한다는 설정을 더했다. 특히 원작의 주요한 특징인 원테이크 기법을 가져와 적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우성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단편을 시리즈로 만든다는 점이 부담스럽고 걱정도 됐다”며 “이 기획을 하면서 원작의 장점인 원테이크를 반드시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목이 <몸값>인 만큼 사람 몸에 가격을 쉽게 매기는 행위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대본을 썼다”고 덧붙였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 장면. 티빙 제공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15분까지 촬영을 끊지 않고 한번에 이어가는 원테이크 상황에서 배우들이 연기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 배우들은 원테이크 연기의 어려움과 성공했을 때의 짜릿함에 대해 입을 모아 말했다.
“배우들끼리 연습 많이 하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이렇게 공을 들여 긴 시간 동안 집중하는 일이 잘 없었기에 새로웠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파이팅’ 외치고 들어갔거든요. 그러고 나서 ‘오케이’ 사인 떨어질 때 쾌감이 어마어마했어요.”(진선규)
“하루나 이틀 정도 리허설하고, 하루 동안 촬영하는 식이었어요. 리허설이 촬영보다 더 길었죠. 그렇게 촬영하다 보면, 중간에 실수 없을 때 ‘이건 오케이다’ 하는 느낌이 올 때가 있어요.”(전종서)
“촬영할 때 (실수하면 안 되니) 너무 부담이 돼서 매 순간 집중하려 했어요. 저뿐 아니라 모두가 집중하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더 큰 집중력이 생기게 되고, 그럴 때 결국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더라고요.”(장률)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 장면. 티빙 제공
형수는 극 초반 이후 내내 팬티만 입은 차림으로 나온다. 이를 연기한 진선규는 “처음에 시나리오 보고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캐릭터가 시청자에게 괜찮게 보인다면 좋은 시그니처 패션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바꿨다”며 “팬티 차림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몇 번 찍다 보니 그게 편해질 때가 오더라. 다른 걸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라고 말했다.
<몸값> 관전 포인트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전우성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를 들었다. 자신이 가장 먼저 봤다는 게 기뻤을 정도로 배우들이 빛나는 연기를 펼쳤다는 것이다. 전종서는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연관된 “선과 악이 모호한 지점”을 꼽았다. 진선규는 땅속에 파묻힌 주인공들이 어떻게 상황을 극복하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인물들이 어떻게 밖으로 나갈까”를 눈여겨볼 지점으로 짚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