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과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한국방송1)이 최근 지역을 차별했다는 오해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전국노래자랑>은 지난 9월3일 대구에서 새 진행자 김신영과 함께하는 첫번째 녹화를 진행했습니다. 일부 대구 시민들은 첫 녹화를 대구에서 했으니, 오는 16일 첫 방송도 ‘대구’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겁니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서 9월17일 두번째 녹화를 했던 ‘하남’편이 첫 방송으로 소개됐습니다. 그때부터 일부 대구 시민들 사이에서 “왜 순서를 바꿨느냐” “지역 차별 아니냐”는 말이 나오게 된 겁니다.
제작진은 “대구가 하남보다 녹화 날짜가 빨랐을 뿐이지, 지역 차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답답해합니다.
그렇다면, 제작진은 왜 대구에서 먼저 녹화를 하고서는 ‘하남’편을 첫번째로 방송하는 것일까요? 녹화한 순서대로 내보내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소소하지만 궁금한, 그러나 소소해서 어디 물을 곳 없었던 분들은 집중해주세요. 해결해드립니다.
정리하자면, <전국노래자랑>은 녹화는 지자체의 상황에 맞춰 조율해서 정하고, 방송 순서는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분배하기 때문입니다. <전국노래자랑>은 먼저 지자체로부터 프로그램 녹화 유치 제안을 받습니다. 제작진과 지자체가 녹화가 가능한 적절한 날짜를 조율합니다. 그렇다보니 녹화 순서가 방송 순서와 꼭 같지는 않다고 합니다. 제작진이 정해놓은 방송 순서가 예를 들어, 경기도 일산→전라남도 나주 순이더라도, 나주 지자체의 상황에 따라 녹화 날짜는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지역 차별 목소리가 나온 대구와 하남도 이런 경우입니다. 그럼 방송 순서를 ‘대구’편 다음에 ‘하남’편으로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요? 제작진은 “방송 순서를 정할 때 지역 분배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특정 기간에 특정 지역이 편중되지 않게 하려다 보니 순서를 바꾸는 게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닌 거죠. 9월에 방영한 지역을 한번 볼까요. 4일은 강원도 동해, 11일은 경북 경주, 18일은 전남 무안, 25일은 경남 합천입니다. 10월 2일은 충남 보령 그리고 9일은 강원도 춘천이었습니다. 그리고 경기 하남과 대구 순이겠죠. 방송 순서와 녹화 순서가 바뀌는 경우는 잦지는 않지만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2018년과 2019년을 합쳐서 16번 정도입니다. 대구도 다른 지역보다 녹화는 늦게 했는데, 방송은 먼저 나간 경우가 3번 정도 있습니다. 2020년도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야외 녹화가 없었으니 제외합니다. <전국노래자랑> 제작진은 지난 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가 지역에 가서 그분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어떻게 지역 차별을 할 수 있겠어요. 지역 차별이라는 말이 나오니 섭섭하면서도, 저희가 대구 녹화 때 충분히 설명을 못 드렸구나 싶어서 죄송했습니다. 앞으로 더 세심하게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일화로 <전국노래자랑>을 향한 뜨거운 관심이 다시 느껴집니다. 방송 순서 ‘지역 차별’ 논란도 넘쳐흐르는 애정 탓에 빚어졌겠지요? <전국노래자랑>은 뜻밖의 인물인 김신영이 진행자가 되면서 프로그램과 관련한 하나하나가 관심을 받는데요, 모두 워워~하고 일단 오는 16일 첫 방송을 지켜봐 줍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