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윤성복 감독, <보이스4> 양복만 형사, <라이브> 이삼보 경위….
1992년 영화를 시작으로 30여년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40여개의 이름으로 불렸던 배우 이얼(본명 이응덕). 그가 지난 26일 오전 세상을 떠났다. 향년 58. 소속사 스타잇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그는 <보이스4>와 올해 초 개봉한 <경관의 피>까지 촬영한 이후 식도암으로 투병해왔다고 한다.
고인은 1983년 연극으로 데뷔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1992년부터 대중매체에서 활약했다. <짧은 여행의 끝>을 시작으로 1993년 <비상구가 없다>,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 2007년 <화려한 휴가>, 2019년 <82년생 김지영> 등 영화만 30여편에 출연했다. 시청자한테는 드라마 속 친근한 모습으로 더 가깝게 기억된다. 2004년 <북경 내 사랑>부터 2021년 <보이스4>까지 수십편의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았다. 어떤 역할을 소화해도 배우 특유의 선한 느낌 때문에 그는 늘 시청자한테 사람 좋은 이미지로 남아 있다.
특히 <스토브리그>에서 명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장 야구 감독 윤성복은 새로온 단장과 상호간의 존중하는 모습으로 가장 이상적인 감독과 단장의 조합이라고 평가받는 인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연예계와 시청자들도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이스4>에서 함께 출연한 배우 송승헌은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그와 함께 촬영한 사진과 함께 추모 글을 올렸다. “이얼 선배님, 이제는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세요.” 누리꾼들은 “<라이브>에서 정말 감명깊게 봤는데 슬프다”거나 “지난해까지 드라마에서 봤는데, 믿을 수 없다”며 놀라기도 했다. 소속사도 “그와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과 추억을 저희는 잊지 않겠습니다. 그의 연기를 보며 웃고 울었던 팬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겁니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8일이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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