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현철, 백상 수상소감 화제
투병 중 아버지에게 메시지 남겨
부조리, 차별 탓 숨진 이들 언급
투병 중 아버지에게 메시지 남겨
부조리, 차별 탓 숨진 이들 언급
시상식 갈무리
조현철이 <디피>에서 연기한 조석봉은 군 폭력 피해자였다가 가해자가 되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무리의 학대와 사회의 은폐가 개인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래서였을까? 조현철의 수상소감은 죽음을 앞둔 아버지한테 이야기하면서 타인의 아픔을 함께 담아내고 있다. 부조리한 사회에서 죽거나 죽어야 했던 이들을 위로한다. 개인과 가족, 사회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듯도 하다. 그가 수상소감에서 언급한 “박길래 선생님”은 1980년대 상봉동 진폐증 사건 피해자로 공장 밀집 지역에 거주하다가 우리나라 최초로 공해병 판정을 받았다. 투병 중인 조현철의 아버지 조중래 명지대 명예교수, 조현철의 큰아버지인 고 조영래 변호사가 이 투쟁에 동행했다. “김용균군”은 사쪽의 안전 규정 미준수로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다. “변희수 하사”는 성확정(성전환) 수술을 이유로 강제전역 처분을 받은 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맞서다 세상을 떠났다. “이경택 군”은 학교폭력과 은폐의 피해자이자 조현철의 고등학교 후배다. 화려한 ‘별’이 모인 시상식이라는 ‘그들만의 축제’에서 조현철의 수상 소감은 세상에 울림을 줬다. 그동안 대한민국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은 가족, 스태프, 동료 등 함께 고생한 이들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관계자들도 “이런 자리가 아니면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들 했다. “티브이를 보면서 왜 저런 말밖에 할 수 없을까 했지만 나도 막상 상을 받게 되면 같은 소리만 나오더라”던 배우도 있었다. 하지만 케이(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고맙다”를 남발하는 수상소감의 낯뜨거움에 대한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메릴 스트립은 2017년 ‘골든 글러브 공로상’을 받으면서 “권력을 쥔 사람들의 폭력성”을 비판했다. 이 정도까진 아니어도 좀더 의미 있는 자리로 만들 순 있지 않을까? 조현철의 소감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baeksang.official 제58회 #백상예술대상 #BaeksangArtsAwards 시상식 수상자 TV부문 #남자조연상 #조현철 #ChoHyunChul #백상 #Baeksang ♬ 오리지널 사운드 - 백상예술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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