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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구치 감독 신작 주연 현리 “봉준호 감독님과도 같이 하고파”

등록 2022-05-04 17:13수정 2022-05-05 02:03

4일 개봉 ‘우연과 상상’ 첫 에피소드 주인공
일본서 나고 자란 동포…길거리 캐스팅으로 데뷔
능숙한 한국어 구사…“한국 작품도 출연하고파”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 <우연과 상상>에서 츠구미 역을 연기한 재일동포 배우 현리. 그는 “봉준호 감독님과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너무 좋겠다”고 했다.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 <우연과 상상>에서 츠구미 역을 연기한 재일동포 배우 현리. 그는 “봉준호 감독님과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너무 좋겠다”고 했다.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좋은 연기는 배역과 배우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본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의 새 영화 <우연과 상상>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현리도 그러했다. 4일 오전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썸남’에 대한 흥분을 내보이던 영화 속 모습처럼,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는 기대와 연기에 대한 설렘으로 기꺼워 보였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인 그는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드라이브 마이 카>로 세계적 명성을 거둔 하마구치 감독의 신작 <우연과 상상>(4일 개봉)은 사소하고도 놀라운 우연을 이야기로 담은 작품. 지난해 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2등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에피소드 3개를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한 이 영화에서 현리는 첫번째 에피소드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에 출연했다. 집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친구 메이코(후루카와 고토네)에게 새로 만난 남자에 대해 털어놓는 츠구미 역을 매끄럽게 소화했다. 처음 만난 날, 남자와 나눈 시간에 매료된 츠구미를 보면서 누군가를 떠올린 메이코는, 츠구미를 내려주고 택시를 돌려 어디론가 향한다. 기막힌 우연이 시작된 것이다.

영화 <우연과 상상>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영화 <우연과 상상>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시부카와 기요히코와 모리 가쓰키가 주인공인 또 다른 에피소드 ‘문은 열어둔 채로’는 나쁜 의도를 가지고 한 남자에게 접근한 여성이 그와의 대화 도중에 진정한 위로를 받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마지막 에피소드 ‘다시 한번’은 착각이 만들어낸 감동 어린 인연을 그렸다. “발견은 준비된 사람이 맞닥뜨린 우연”이라는 말처럼, 하마구치 감독은 예상치 못한 3개의 우연이 만들어내는 유머와 해프닝을 통해 알 수 없는 인생의 묘미를 발견해냈다.

현리는 인터뷰에서 하마구치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실 츠구미 역을 위해 개인적으로 특별히 준비한 게 없다.(웃음) 감독님은 인위적인 연기가 들어가는 걸 원치 않는 타입이다. 대사도 집에서 외워 오면 안 된다고 했다.(웃음) 그 대신 배우들이 모여 감정을 최대한 빼고 심플하게 대사를 외웠다. 현장에서 서로 주고받을 때 생기는 감정을 연기하라고 하더라. 처음엔 힘들었는데 감독님을 믿고 그대로 했다.”

영화 <우연과 상상>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영화 <우연과 상상>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대사가 많은데다 롱테이크로 이뤄진 택시 안 대화 장면에 얽힌 뒷얘기도 들려줬다. “(택시 안) 제 대사의 내용대로 감독님이 대본을 써와 상대 배역인 카즈아키(나카지마 아유무)와 첫 만남 데이트를 실제로 연기했다. 다만 이를 촬영하진 않았다. 이후 택시에서 이에 대해 대화하는 장면을 찍었다. 실제로 경험한 것을 나중에 친구에게 말하는 식으로 연기했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았다.”

앞서 현리는 하마구치 감독의 단편 <천국은 아직 멀어>(2016)에 출연하며 감독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하마구치 감독이 각본에 참여하고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연출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수상작 <스파이의 아내>(2021)에도 출연했다. 그는 최근 공개돼 화제를 모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티브이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7화에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 <우연과 상상>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영화 <우연과 상상>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사업차 일본에 온 아버지와 유학 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현리라는 본명으로 일본에서 자란 그는, 도쿄 시부야에 있는 학교를 다니던 중 길거리 캐스팅돼 데뷔했다. 그는 “한국, 일본 작품을 가리지 않고 많이 출연하고 싶다”며 “봉준호 감독님을 좋아하는 걸 넘어 존경한다.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너무 좋겠다”고 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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